미국과 우리 정부에 군 전력 강화 불만 토로
[파이낸셜뉴스]
김성 북한 주재 유엔대사가 코로나19 및 여름철 대규모 수해 피해, 대북 제재 등으로 악화되는 경제 상황과 관련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존엄성'을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사는 29일(현지시간) 유엔 웹TV로 중계된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10분 분량의 연설을 통해 "경제적 건설을 위한 우호적 외부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건 사실이나 우리의 존엄성을 팔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존엄에 대해 "우리의 삶 자체만큼이나 소중하게 수호해온 존엄성"이라며 "이게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김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10월 중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김 대사는 이날 연설에선 미국에 대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행도 촉구했다.
김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북한 정부의 일관된 목표"라며 "지난 수십년 간 우리는 지역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대사는 구체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최첨단 군 장비가 계속 한반도에 도입되고 있고, 핵 타격 수단이 북한을 향하고 있다"라며 "평화는 결코 일방의 한낱 희망만으로는 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는 미국과 우리 정부에 직접 군 전력 강화 등에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서도 "전쟁을 방어할 수 있는 완전한 힘을 가질 때에만 진실된 평화를 수호할 수 있다"며 자위권 차원의 핵개발과 보유는 앞으로도 지속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한 자력 갱생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올해 발생한 자연재해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가져다주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코로나19 발병 초기 김정은 동지는 전염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비범한 예지와 단호한 결단으로 선제적인 비상방역 대책을 수립했다"며 "북한에서 코로나19는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적 비상 방역 조치들을 더욱 강화해 인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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