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1) 송용환 기자 = ‘어떤 조건 없이 모든 개인에게 주기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점정책이다.
이 지사는 취임 이후 ‘청년기본소득’(만24세에 연간 100만원)에 이어 일회성이었던 ‘재난기본소득’(도민 1인당 10만원)을 시행했고, 이제는 농촌주민들의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위한 ‘농촌기본소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의회에서 관련조례안이 보류돼 있는 ‘농민기본소득’이 농민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것인 반면 농촌기본소득은 특정지역 전체를 토대로 하는 2년간의 사회실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재)지역재단은 최근 열린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 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지급 액수와 대상지역 선정 등 농촌기본소득의 전반적인 구상안을 공개했다.
농촌기본소득 지급액은 매월 Δ10만원 Δ15만 Δ20만원 Δ30만원 Δ50만원 총 5개안이 제시됐다.
지급액은 1인당 매월 도시가구 생활비(72만1523원)와 농어촌가구 생활비(69만4915원), 읍지역 생활비(76만7372원), 면지역 생활비(63만7288원)의 격차와 1인 가구 중위소득 30% 기준 등을 산정해 도출한 것이다.
예를 들면 월 10만원은 도시가구와 면지역 생활비 격차인 8만4235원에서 1만5765원을 보정해 정한 금액이고, 월 50만원은 1인 가구 중위소득 175만7194원(2017년 기준)의 30% 수준에서 정한 금액이다.
지급 방법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제외한 상권에서 사용 가능한 ‘경기도 지역화폐’가 타당할 것으로 지역재단은 판단했다.
도내 31개 전 시·군에서 지역화폐가 발행되고 있고, 대상지역 상권 매출확대와 지역 경제공동체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매출액 증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화폐 예산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생산·부가가치·취업 유발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대상 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향후 30년 이내에 ‘소멸 위험’이 큰 면단위 지역 중에서 선정할 방침이다.
도에서 최근 공개한 ‘경기도 소멸 위험지수’에 따르면 도내 가평군·양평군·연천군·여주시·포천시 5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지목됐는데, 이들 지역 중 1개면이 농촌기본소득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상지역 선정은 기본소득·농촌정책 등 5개 분야에 전문가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 공모선정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진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도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하는 한편 관련 조례 정비, 대상지역 선정, 사전조사 등 관련 조치가 완료되면 내년에는 실험지역 주민에게 실제 기본소득이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지역 선정은 올해 안에, 농촌기본소득 지급은 내년 4월쯤으로 예상되지만 최종 연구용역 결과가 언제, 어떻게 도출되는지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도 관계자는 “농촌기본소득은 현재 도 차원에서 시행 중인 ‘청년기본소득’이나 일회성이었던 ‘재난기본소득’과 같이 일부 계층이나 일회성 지급에 한정됐던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의 실증 실험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기본소득이 도입될 경우 국민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살펴 볼 예정”이라며 “농민뿐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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