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 부적절하다는 지적 쏟아져
강 장관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
강 장관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의 해외여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외교부 수장의 배우자로, 특히 국내외 여론이 민감한 시기에 해외여행 강행은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4일 외교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3일 출국 전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여행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유여행"이라고 미국행 목적을 밝히면서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냐'는 질문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 대해서도 "하루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면서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로서 공직자의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 교수의 개인 블로그 글도 도마에 올랐다.
이 교수는 출국 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한 뒤 미 동부해안을 따라 항해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명예교수가 구매하려고 하는 요트는 '캔터 51 파일럿하우스'로 가격이 최소 2억원 상당일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전 국가·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현재 3차 주의보까지 내린 상태이며,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기간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이날 강 장관은 일부 실국장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하던 도중 "국민들께서 해외 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며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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