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초래한 살인 용의자 찬퉁카이가 이달 안에 대만에 자수할 계획이다.
홍콩 매체인 홍콩01은 4일 찬퉁카이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관하오밍 홍콩 성공회 교성비서장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관 교성비서장은 이날 "이날 오전 대만 변호사들이 찬퉁카이의 의뢰를 받았다"며 "내일 대만 당국과 만날 예정이다. 처리 방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그는 "찬퉁카이의 자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찬퉁카이는 지난해 10월 23일 자유여행 형식으로 대만에 입국해 자수할 계획이었지만 대만 사법당국은 자유여행 형식이 아니라 내정부 소속 형사경찰국과 홍콩 사법당국간 형사공조를 통해 인계돼야 한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친중 성향인 홍콩특구 정부는 당시 대만 당국이 홍콩에 경찰을 파견해 찬퉁카이를 데려가길 원한다며 이러한 행동이 홍콩의 사법관할권을 존중하지 않는 조치라고 반대했다.
찬퉁카이는 지난 2018년 2월 대만에서 함께 여행 중이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홍콩으로 도망쳤다. 찬퉁카이는 속지주의를 채택한 홍콩에서 살인죄가 아닌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돼 29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감형 등으로 지난해 10월23일 석방됐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를 대만에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범죄자 신병을 인도할 수 있도록 송환법 개정에 나섰다. 홍콩 민주화 인사들을 송환법 개정과 관련해 홍콩 정부가 반체제 인사 및 인권운동가 등을 정치범으로 간주해 중국 정부에 인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홍콩 전역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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