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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으로 출근한 강경화…野 "국민 안중에도 없다" 맹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5 17:56

수정 2020.10.05 18:43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 피해
쿠웨이트 국왕 조문도 '조용히'
野 '요트 구매대금' 준비에 의혹
"현금 가져갔다면 외환관리법 위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으로 연일 정국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5일에는 야당이 전방위 공세를 쏟아내며 강 장관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강 장관은 이날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오전 출근 동선을 바꾸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강 장관, 지하 주차장으로 출근


강 장관은 평소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로비를 이용해 출근했지만 이날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사무실로 향했다. 배우자 논란에 대한 강 장관의 입장 청취를 위해 2층 로비에 모여있는 취재진에 부담을 느끼고 이를 피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날 오후 예정된 강 장관 일정도 당초 공지와 달리 비공개로 전환됐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강 장관과 배우자의 부적절한 처신 문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일각에선 장관 교체론까지 나오는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걸로 보인다.

앞서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당시 이 교수는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면서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온 국민이 추석 명절에 코로나19 감염증 전파를 막기 위해 고향 방문도 자제하는 상황에서 외교부 수장의 배우자가 취미 생활 등을 이유로 미국행을 강행한데 따른 여론의 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특히 강 장관은 지난 4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송구스럽다"면서 "(남편이) 오래 계획하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지만 부정적 여론을 오히려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외교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교수장 배우자의 미국 여행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처신이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野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행동"


야권에서는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 명예교수가 외환관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명예교수가) 사려던 요트가 1억400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현지에서 요트구입하고 친구들과 요트여행할 계획이었다면 고가의 요트 구매대금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궁금해진다"며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액수도 아니고 현금으로 가져갔으면 외환관리법 위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강 장관 남편의 행동은 한마디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와 삶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당장 다주택 처분하고 강 장관도 물러나면 된다"고 거취문제를 거론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장관 교체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원년 멤버로 집권 후반기 최장수 장관 반열에 오른 데다 이번 사태로 여론이 크게 들끓고 있어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어서 하반기 일부 개각 가능성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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