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제는 경매 절차 없이 생산자와 유통인(시장도매인)이 직접 사전 협상을 통해 거래하는 도매시장 거래제도다. 이 과정에 지자체가 시장도매인 법인 설립에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해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공영시장도매인의 핵심이다.
현재 가락시장 전체 거래 중 75%가 경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경매와 관련 당일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고 경매를 위한 유통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단점이 지적됐다. 거래 당사자인 농민은 정작 가격 결정과정에서 배제돼 이른바 '깜깜이' 출하가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서울시는 "산지에서 농산물을 직접 받아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면 기존 가락시장에서 주로 이뤄지는 경매 단계가 없어 유통비용을 약 8%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민과 유통인 간 출하량을 조절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돼 시민들에겐 양질의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은 기존 시장도매인제에는 없는 생산자 보호 기능도 새롭게 갖췄다. 기본 운용비를 제외한 수익금을 전액 적립해 농산물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생산자에게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인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도매권 1공구(채소2동)에 전남도 등 산지 지자체가 참여하는 공영시장도매인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전라남도와 '농수산물 도매시장 유통혁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서정협 서울특별시장 권한대행과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전라남도와 시장도매인제 운영을 시작으로 타 지자체가 참여하는 공영시장도매인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특별시장 권한대행은 "공영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생산 농민이 협상에 직접 참여해 농민의 '생산 권리'와 시민의 '먹거리 권리'를 동시에 보호하고 도매시장의 공익성, 공공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락시장 현대화사업과 연계해 낡은 경매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가락시장에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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