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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후 강제추행,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형량 ‘합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06:00

수정 2020.10.07 05:59

주거침입후 강제추행,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형량 ‘합헌’


[파이낸셜뉴스] 주거침입 죄를 범한 사람이 준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하게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현행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 중 관련 부분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6월 성폭력처벌법상 준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A씨는 1심 재판 중 성폭력처벌법 3조 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9조(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 평등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을 하는 것을 준강제추행죄는 강제추행죄와 동일하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주거지에 침입해 준강제추행죄를 범하는 경우에는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하게 성폭력처벌법상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는 평안과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공간에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주거침입강간죄와 비교할 때 그 보호법익, 죄질, 비난가능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법전에서 준강제추행죄를 강간죄보다 낮은 법정형에 처하고 있다 하더라도, 각종 성폭력범죄가 흉포화·집단화·지능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법체계로는 적절한 대처가 어려워 입법자가 특별형법인 성폭력처벌법을 제정하고 심판대상조항을 신설한 점을 고려하면, 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에 대해 주거침입강간죄보다 법정형을 가볍게 정하지 않은 것이 형벌체계상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라며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는 주거 등의 공간에서 준강제추행죄가 발생한 경우 그 보호법익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해 비난가능성과 불법성이 아주 높고 이를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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