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지역 기반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글 도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내가 올린 제품의 사진과 판매글을 그대로 가져다 마치 제품을 실제 판매할 것처럼 이용자를 속인 뒤 현금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지역기반 서비스라는 점을 이용해 A지역 제품을 구매해 B지역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해 차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당근마켓 순방문자수는 98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번개장터(219만명), 중고나라 모바일앱(76만명) 대비 월등히 높다. 이 같은 이용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 8월 당근마켓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근마켓은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중고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직거래가 활발해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들 대비 신뢰도가 높다.
문제는 높은 신뢰도를 이용한 '사기판매'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판매글을 도용해 현금 입금을 유도하는 것이다.
당근마켓에 판매글을 100개 이상 게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A씨는 지난달 자신의 판매글이 도용당한 것을 발견했다. A씨가 중고거래하기 위해 올린 '샤넬 쉐브론 숄더백' 판매글과 물품 사진을 그대로 도용한 것이다. A씨는 "제 사진과 글을 그대로 복사해 가격만 낮춰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도록 한 뒤 내가 올린 영수증 사진으로 안심시킨 뒤 현금 입금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며 "판매글을 올릴 때 명품 구입을 증명하는 '게런티 카드'나 영수증도 너무 자세히 올리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A씨의 글을 도용한 업자는 이후 당근마켓 측의 제재를 받아 불법이용자로 분류돼 이용 정지를 당했다.
당근마켓 측은 이 같은 '업자'들의 이용을 제재하기 위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머신러닝으로 서비스 사용성을 저해하는 부적절한 게시글을 탐지해 걸러내고 있다. 고가의 제품이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하게 판매글을 올릴 경우 머신러닝이 판매글과 그림, 가격 등을 학습한 것을 기반으로 거래 금지 품목에 대한 매매를 제재하는 방식이다.
머신러닝을 통해 허위 게시글이 발견될 경우 즉시 당근마켓 운영 정책에 따라 해당 이용자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일정 기간 이용을 제한한다. 서비스 영구 탈퇴 등 강력한 제재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또 이용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건전한 중고거래 행위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책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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