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악관발(發) 코로나19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현재까지 백악관에서만 20여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물론 핵심 보좌진, 기자들까지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 로즈가든을 '코로나 가든'으로 불러야 할 판이라고 보도했다.
■속수무책 백악관…추가 감염 가능성
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밀러 선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설계한 '이너서클 중의 이너서클'로 꼽힌다. 그는 지난 1일 양성 판정을 받은 호프 힉스 보좌관과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인 케이티 밀러 펜스 부통령실 대변인도 지난 5월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보좌관 제이나 맥캐론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맥캐론은 백악관 군사실(WHMO) 소속으로, 미국 핵무기 발사 코드가 들어있는 '핵가방'을 들고 다니는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시중을 드는 현역 군인 1명도 이날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한 잘렌 드러먼드 언론담당 차관이 이날 새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 공보실이 백악관 내에서도 코로나19 진앙지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을 비롯해 채드 길마틴, 캐롤린 레빗 등 다른 공보실 보좌관들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다.
백악관 출입기자 최소 3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백악관 내부는 초비상이 걸린 상태로, 업무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백악관 웨스트윙의 상하층 구역 모두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美국방부서 확진자 발생…군 수뇌부 자가격리
미 국방부(펜타곤)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각 군 수뇌부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미 국방부는 6일 찰스 레이 미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레이 부사령관은 지난주 국방부에서 밀리 합참의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와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 회의에서 레이 부사령관과 밀접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 모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아무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호프만 대변인은 미군 지도부의 자가격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작전 준비태세나 임무 능력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위급 군 지도자들은 대체 근무지에서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군 인사는 최대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들, 공화당 지도부 일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번 국방부 내 확진자 발생으로 미국 정부의 최고위급 업무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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