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의 한 돌고래쇼장에서 큰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쇼장의 수조에서 생을 마감한 돌고래만 지난 10년간 5마리에 달한다.
핫핑크돌핀스는 7일 성명을 내고 지난 8월 28일 제주 서귀포시의 돌고래쇼 체험시설 마린파크에서 큰돌고래 '안덕이'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안덕이는 일본의 돌고래 학살지 다이지마을에서 2011년에 수입해온 암컷 개체로, 지난해부터 심각한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폐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지난해 4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이 마린파크를 찾아 돌고래들의 활동상태를 점검했을 당시 안덕이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구석에 들어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수면에 떠있었다.
나머지 돌고래들 역시 수면 위에 둥둥 떠 있거나 또는 무의미한 동작을 계속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핫핑크돌핑스는 "당시 마린파크 돌고래들에게서 어떤 삶의 의지나 활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곳에서 당장 돌고래가 폐사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며 "이번 안덕이 폐사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린파크는 지난달 해양수산부가 진행한 고래류 사육시설에 대한 실태 점검 당시 가장 문제가 많은 기관으로 나타났다.
해수부는 올 여름 국내 수족관에서 돌고래 폐사가 이어지자 전국 7개의 고래류 사육시설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해수부는 마린파크의 관리 실태를 두고 수질에서부터 사육 동물의 건강상태, 관리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마린파크는 안덕이의 죽음을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령사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등 행정당국은 수족관 돌고래 폐사를 막지 못한 직무유기를 반성하고 큰돌고래 폐사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린파크에는 암컷 '화순', 수컷 '달콩'과 '낙원' 세 마리가 남아있다.
한편 '안덕이'를 포함해 올해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는 총 3마리다. 지난 7월 한달에만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벨루가 '루이'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큰돌고래 '고장수'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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