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가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간 편의점 맥주는 일본을 중심으로 수입맥주가 강세를 보여왔으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맥주 판매율이 크게 줄면서 수제맥주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올해 탄력이 붙은 수제맥주의 인기는 수입맥주의 아성을 단 번에 깨뜨릴 정도다. 업계는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혼술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프리미엄 맥주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제맥주가 편의점 맥주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캔 맥주 가운데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의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수제맥주 매출 비중은 2018년 2.1%에서 2019년 7%로 뛰어올랐고, 올해 9월 기준으로는 9.1%까지 성장했다.
CU도 다르지 않다. 2018년에는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이 2~3%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선으로 올라섰다. CU에서 국산 수제맥주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맥주 매출이 폭락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41.5% 치솟았고, 이달 기준 501.6%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올해 국내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221.8%) 증가했다.
편의점업계는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편의점에서 국산맥주의 매출 비중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맥주를 앞섰다. 수제맥주가 '일등공신'으로 꼽히면서 수제맥주의 시장경쟁력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성장세는 편의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선두인 GS25와 CU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PB 브랜드와 '4캔에 만원' 이벤트를 통해 이른바 '편의점 맥주'(편맥)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다.
CU의 수제맥주 마케팅은 '콜라보'가 핵심이다. 지난해부터 '생활맥주레드라거' '서울숲수제라거' '노을수제에일'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해왔고, 대한제분의 밀가루 상표인 '곰표'와의 콜라보 수제맥주로 '홈런'을 날렸다.
'곰표 밀 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개가 완판됐고, 일주일 만에 누적판매량 30만개, 두 달 만에 60만개를 각각 넘어서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뒤를 이어 '호랑이형님 맥주' '말표흑맥주' 등 현재 23종의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GS25는 랜드마크 수제맥주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6월 '광화문'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제주백록담', 2019년 6월 '경복궁', 올해 1월 '성산일출봉', 4월에는 '남산'을 내놓았다. 경복궁의 경우 지난해 세계 3대 맥주 대회 중 하나인 IBC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GS25는 향후 랜드마크 시리즈를 10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플러스'에도 '백일홍레드에일' 등 지역의 유명 수제맥주 15종을 추가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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