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울산 주상복합 화재 12시간 넘겨..강풍, 외장재가 불쏘시개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9 11:21

수정 2020.10.09 11:23

불길 죽었다 되살나기 반복 중
외장마감재 안쪽 인화성 물질 있는 듯
지난 8일 오후 11시 14분 발생한 울산시 남구 삼환 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발생 12시간째인 지난 9일 오전 11시 14분을 넘기면서 바깥으로 화염을 내뿜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1시 14분 발생한 울산시 남구 삼환 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발생 12시간째인 지난 9일 오전 11시 14분을 넘기면서 바깥으로 화염을 내뿜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주상복합 화재가 결국 12시간을 넘겼다. 초속 16~12m의 강풍으로 인해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진화와 재확산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1시 14분 울산시 남구 신정동 삼환 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9일 오전 11시 14분 현재도 30~33층 부근에서 커다란 화염을 뿜어내고 있다.

오전 9시 30분쯤 한 때 큰 불이 잡혀 한 숨을 돌렸지만 또 다시 불길이 되살아났다. 불길은 지난 밤 내내 잦아들다가 되살아나기를 반복했다.


이 같은 이유는 전날부터 울산에서 불고 있는 초속 16~12m의 강풍 때문이다. 이번 강풍은 제14호 태풍 ‘찬홈’이 일본 열도에 접근하면서 동해안에 영향을 미치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울산지역은 이에 따라 강풍주의보가 이틀 연속 발효된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소방대의 현장 투입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날이 밝자 소방헬기를 투입해 진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강풍으로 인해 소방헬기가 적소에 물을 뿌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대의 고가사다리차를 투입했지만 물줄기가 강풍에 날리면서 이 또한 애를 먹고 있다.

8일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화재 현장에 떨어져 있는 건물 외장마감재. 전문가들은 이 마감재 안쪽에 쓰인 접착제가 인화성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며, 계속해 불씨가 살아남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외장마감재는 알루미늄과 보온단열용 충전재로 구성돼 있는 모습이다.
8일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화재 현장에 떨어져 있는 건물 외장마감재. 전문가들은 이 마감재 안쪽에 쓰인 접착제가 인화성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며, 계속해 불씨가 살아남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외장마감재는 알루미늄과 보온단열용 충전재로 구성돼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강풍 외에 외장마감재에 쓰인 인화성 물질로 인해 불길의 재확산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물 외장재가 당초 알려진 드라이비트와 달리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확인됐다. 패널 속에 숨어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은 일반적으로 알루미늄판과 판 사이를 실리콘 같은 수지로 접착한 다음 건물 외벽에 붙인다. 따라서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33층으로 127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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