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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제네론 치료제 '기적의 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1 05:13

수정 2020.10.11 05:13

FDA에 승인 압박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도중 마스크를 벗고 있다. 그의 손에 반창고 2개가 붙어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도중 마스크를 벗고 있다. 그의 손에 반창고 2개가 붙어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식품의약국(FDA)에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긴급 사용승인을 압박하고 있다.

11월 3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이전에 적어도 치료제는 나와야 유리하다는 강박증이 트럼프를 몰아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효과를 본 미승인 시험약물인 리제네론의 치료제를 FDA가 승인토록 압박하고 있다.

현재 리제네론이 트럼프 치료에 쓰였던 항체 치료제에 대한 사용승인을 FDA에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리제네론 치료제가 트럼프의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리제네론과 함께 일라이릴리 역시 항체 치료제 사용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리제네론 항체 치료제는 복합 칵테일 항체, 일라이릴리 치료제는 단일 항체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투약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단순한 치료보조제가 아니라 완치를 부르는 완벽한 치료제라면서 이는 확실한 치료제(cure)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이들 약품에 대한 FDA의 심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약효와 관계없이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과 보건 전문가들은 항체 치료제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전까지 유용할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치 않아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더 오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지타운대의 제시 굿맨 교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투약 대상은 지금까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굿맨 교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FDA 수석 과학자를 지냈다.

리제네론은 임상시험 예비결과가 좋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는 했지만 어떤 시험 데이터도 공개한 바 없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증상이 심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약한 결과 이들의 입원 가능성을 낮췄다.

일라이릴리도 자사 항체치료제가 코로나19 증상 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임상시험 결과와 함께 지난주 FDA에 사용승인을 요청했다.

한편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에 반발해 FDA 국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던 스콧 고틀리브는 정치적 논란에 관계없이 약효가 있는 치료제는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트리브는 9일 CNBC와 인터뷰에서 "정치적 판단으로 인해 이들 약품을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면서 "그저 과학적인 장점들만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백신에 비해 항체 치료제 승인 기준은 낮다면서 이는 항체 치료제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고트리브는 "이들 약품은 지금까지 공개된 데이터를 근거로 보면 아마도 긴급사용승인 허가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면서 "백신과는 다르다.
백신은 안전성에서 훨씬 더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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