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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美대선, '탑다운 vs 바텀업' 남북미 관계 분수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2 15:00

수정 2020.10.12 15:00

美 대선 결과에 따라 대북 접근 방식 큰 변화
트럼프 '톱다운' 방식, 바이든 '바텀업' 선호해
남북미 모두 美 대선 주목, '탐색전' 대응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 달도 남지 않는 미국 대선이 답답한 남북미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남북미 모두 국제 정세의 지형을 바꿀 미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로운 남북미 관계 설정을 시나리오별로 물밑 구상을 하고 있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는 “미 대선에서 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톱다운 방식은 유지되거나 심지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8년 당시 남북미 관계에 큰 변화를 이끌어낸 정상 간 협상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 대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바텀업’ 방식으로 선회가 예상되고 오바마 정부 당시 고위직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바이든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은 다시 한 번 ‘탑다운’ 방식, 즉 북·미 정상 간 합의에 따른 비핵화 협상 복귀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이 방향에 상당히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46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 과거 오마바 행정부 당시와 마찬가지로 ‘바텀업’ 방식으로 북·미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현재 남북미 협상의 틀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과 관련된 대외 메시지를 피하는 대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핵무력을 과시했다. 향후 대미 협상에 앞서 '탐색전'을 벌이는 한편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하다는 간접적 경고 메시지를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북한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상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피살 사태 등 불편한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여건만 조성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보조를 하거나 혹은 주도적으로 남북미 관계를 개선할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셈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 대선이 남북미 관계의 분수령이 되는 것은 확실하고 정부나 북한은 탑다운을 선택할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바텀업으로 가게될 것이고 북·미간 긴장감이 조성돼 북한이 내년 1월 신형 ICBM을 실험발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지속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가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고 이벤트에 치중하기보다 실무협상을 충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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