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코로나에 가정농장 늘어난 북미시장… K-농기계가 휩쓸었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2 17:30

수정 2020.10.12 17:30

대동공업 상반기 북미시장 매출
2145억… 전년대비 42% 급증
동양물산, 993억 판매 기록
중소형 시장 공략 전략 빛봐
대동공업 주력 제품인 DK트랙터 대동공업 제공
대동공업 주력 제품인 DK트랙터 대동공업 제공
동양물산 주력제품인 트랙터 T264 동양물산 제공
동양물산 주력제품인 트랙터 T264 동양물산 제공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북미시장에서 쾌속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취미농장과 가족농장 등이 빠르게 확산돼 국내 업체들의 소형 농기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공업의 상반기 북미시장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2% 급증한 2145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이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익은 각각 4920억원, 42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같은기간 동양물산기업과 계열사 국제종합기계도 북미시장에서 993억원 규모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상반기 양사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한 소형 트랙트(1만4161대)는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1만3043대)를 넘어섰다.
북미시장 판매급증으로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15.9%, 58.6% 증가했다.

LS엠트론 트랙터의 상반기 해외 매출은 1500억원선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북미시장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글로벌 농기계 업체인 존디어, 구보다, CNH 등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업계에선 "그동안 국내 업체들의 '틈새시장 공략'이 코로나19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농기계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중대형 농기계 시장 대신, 국내업체들은 60마력 이하의 중소형 농기계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왔다.

국내 농기계 1위 업체 대동공업은 올해 북미 소형 트랙터 시장 점유율을 16%로 확대해 업계 3위까지 뛰어올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북미지역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나 하비팜(취미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작은 농장이나 주택에서 사용되는 시설관리용 중소형 트랙터 판매가 수요가 늘어났다. 이점을 국내업체들이 잘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양물산기업은 북미시장에 지난 5월 트랙터 모델명에 들어가는 숫자만큼 소비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할인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업계 최초로 캐나다 법인을 세운 대동공업은 지난 달 류현진의 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에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해외에서 중소형 농장 운영이 급부상한 만큼 국내 농기계 업체들의 글로벌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현재 16%인 북미시장 소형트랙터 점유율을 2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독일에 사무소를 설립한 만큼 유럽에도 딜러망을 구축해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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