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내 백인 인종주의 및 식민주의 반대 시위대가 ‘콜럼버스데이’ 휴일을 맞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등 인종 문제와 관련된 인물의 동상과 유물을 파괴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콜럼버스데이 전날인 11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콜럼버스데이를 반대하는 시위대 약 300명이 모여 시오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동상을 파괴했다. 이들은 다음날 새벽에 인근에 있던 링컨 대통령의 동상 역시 파괴했으며 오리건 역사박물관으로 행진하며 박물관 일부를 파손하고 유물을 파괴했다.
오리건 역사박물관의 케리 팀척 사무국장은 12일 성명에서 시위대가 훼손한 전시품들 가운데에는 1970년대 중반에 포틀랜드의 흑인 여성들 15명이 손바느질로 만들어준 퀼트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흑인 인물이나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관련해서 흑인의 명예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시위로 3명이 체포됐으며 시위 현장 부근의 여러 가게에서도 파손 신고가 들어왔다.
콜럼버스데이는 15세기에 아메리카대륙에 도착한 스페인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리는 연방 휴일이다. 미주 지역에서 식민주의를 비판하는 운동가들은 콜럼버스의 도착이 원주민에 대한 억압과 식민주의 확대를 초래했다며 기념일 자체를 비난하고 있다. 시오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원주민을 차별하는 발언을 했고, 링컨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개척자와 싸웠던 원주민 38명의 교수형을 승인한 전력이 있다.
이날 시위대는 콜럼버스데이를 "원주민 국민들의 분노의 날"로 지정한다며 폭력 시위를 감행했다. 민주당 텃밭인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포틀랜드의 극좌 바보들은 우리가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진짜 법집행 기관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 투표해라”고 적었다. 이어 “이 짐승들을 지금 즉시 감옥에 넣어야 한다. 극좌는 항상 매우 멍청한 지도자를 이용할 줄만 안다. 이게 조 바이든이다. 법과 질서!”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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