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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 맏형된다… KT에 쏠린 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4 17:52

수정 2020.10.14 17:52

HCN 품는 KT스카이라이프
4911억원에 인수 본계약 체결
KT계열 시장 점유율 35% 넘어
OTT 사업자 협상서 우위 확보
KT스카이라이프 사옥/뉴스1
KT스카이라이프 사옥/뉴스1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목전에 두면서 향후 유료방송시장에서 맏형 KT계열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가 국내에 침투하는 가운데, KT계열의 행보는 곧바로 유료방송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해졌다. 이에 KT계열의 현대HCN 인수 심사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1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4911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두달 여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심사만 통과한다면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KT계열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5.47%를 기록해 전체의 3분의 1을 넘게된다.

KT계열이 유료방송시장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역할도 중요해졌다.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협상 당사자인 KT계열의 움직임은 유료방송시장 전체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사업 제휴의 문제를 넘어 콘텐츠 투자, 망사용료 등과 같은 민감한 이슈까지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KT계열이 유료방송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타사 대비 우월적인 지위에 놓이게 된다"면서 "KT계열이 가상다채널유료방송(vMVPD)시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지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심사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도 숙제가 남아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면 KT계열은 유료방송시장에서 유일하게 인터넷(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3종의 면허를 보유한 사업자가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된 유료방송시장의 인수합병(M&A)은 IPTV와 케이블TV의 결합이 전부였다.

단순 방송 전송 기술의 차이로 볼 수 있지만, 각각의 사업은 정부가 인허가를 내줄 때 기대하는 역할이 다르다.
가령, 케이블TV의 경우 다른 방송과 달리 지역성 강화를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 유료방송합산규제 일몰 이후에는 KT에 위성방송의 공적책임 강화 요구 목소리가 국회를 중심으로 나오기도 했다.


유료방송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생존전략에 대한 기초체력 확보 1단계는 마무리가 됐다"며 "이제 정부에서는 환경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시장 컨트롤 및 육성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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