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훈제계란을 훔쳐 달아난 이유로 징역 18개월이 구형된 일명 '수원 코로나 장발장' 사건에 대한 선고가 15일 예정된 가운데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최근 울산지법에서 누범기간 재범자라도 '생계형 절도범'의 징역형은 가혹하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를 제청하면서 이날 판결 결과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지법에 따르면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이날 오후 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수원 코로나 장발장' A씨(47)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A씨 사건에 대한 선고는 당초 지난 7월16일로 예정됐다가 법원이 형사소송법 제305조(변론의 재개)에 근거해 직권으로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속행한 바 있다.
그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생계형 절도' 행각을 벌인 A씨에게 징역 18개월의 구형이 너무 과하지 않냐는 여론과 함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다.
검찰은 "A씨가 앞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외에도 동종전과 9건이 있다"며 구형량 결정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특가법 제5조는 절도관련 범죄로 '세 번'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절도범행으로 누범(累犯) 한다면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를 빚대어 로라 비커(Laura Bicker) 영국BBC 서울특파원도 자신의 SNS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42)와 같은 형량을 받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종결된 변론을 다시 열어 A씨에 대한 피해자의 처벌여부, 이 사건이 이르게 된 경위 등 양형조사와 판결전조사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이유로 재판을 속행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유리한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A씨는 특가법에 따라 받게 될 형량은 가장 적게 잡아도 '징역 1년'이다.
하지만 A씨 사례처럼 '생계형 절도'라도 누범기간 재범자에 대해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재판부의 결정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A씨의 선고결과도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지법은 지난 6일 특가법(절도) 혐의로 기소된 B씨(40)에 대해 "생계형 절도범에게까지 집행유예가 허용되지 않고 징역형만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해당 법률의 위헌여부를 가려달라는 취지로 제청했다.
B씨는 지난 2019년 6월 울산 남구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3차례에 걸쳐 9만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90개를 몰래 가져간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8월에도 주점 앞에서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가방 안에서 현금 48만원과 4만원의 상당의 향수를 훔친 혐의도 있다.
그는 이후에도 1차례 식료품 가게에서 과자와 스팸 등 1만8000원 상당을 훔쳤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앞서 2001년 7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6차례나 절도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데다 최근 범행 당시에도 누범기간 중이라 실형 선고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울산지법은 "최근 생계형 절도범죄도 다수 발생하고 있고 그와 같은 피고인이 벌금형을 받아도 실제 집행에서는 노역이나 사회봉사로 대체해야 하므로 벌금형 선고만으로도 충분히 형벌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B씨의 선고를 미뤘다.
이와 같이 A씨 사례처럼 '생계형 절도'를 저질렀음에도 징역형은 가혹하다는 지방법원의 판단이 알려지게 되면서 A씨에 대한 선고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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