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시무 7조' 등을 통해 부드럽고 날카로우면서도 맛깔스런 글 솜씨를 선보이고 있는 진인 조은산씨가 이번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조조 시절 독설을 쏟아내다가 목이 달아난 '예형'에 비유한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불러 세웠다.
조은산씨는 14일 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특유의 비유법으로 왜 진중권 전 교수를 그리 대접하면 안되는지, 이는 정권의 오만함과 독선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 아닌지 따져 물었다.
◇ 진중권을 객사한 독설가에? 관우나 장비라면 몰라도…진중권, 알몸으로 홀로 폭군 진영서 북을 쳐
조은산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진영 부대변인 논평을 접하고 배꼽이 아닌 창자를 쏟아내고 말았다"며 웃음의 미학을 넘어선 그 무엇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졸지에 논객 진중권은 후한 말의 선비로 재탄생해 강하 태수에 의해 목이 달아나는 불귀의 객으로, 어느 여당 의원(김용민)의 '똘마니' 소송으로 인해 피고인 신분이 된 그는 결국 객사한 독설가로 전락하게 됐다"고 진 전 교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조은산씨는 "나는 이 기사를 읽고 폭군 조조의 휘하에서 알몸으로 북을 두드리는 예형의 처절함이 그의 현실과 진배없음을 느꼈다"면서 "알몸의 논객 진중권이 폭군의 진영 한가운데 나신으로 북을 두드리며 덩실 덩실 춤사위를 벌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진영) 그대는 논객 진중권을 예형 따위의 인물에 비유했으나 가당치도 않은 말씀이다"고 박 부대변인을 뒷목을 잡았다.
이어 조은산씨는 "안산문화재단의 대표이사(김미화)와 감성의 헌법학자 그리고 촛불 가수들과 청산가리 여배우(김규리)와 같은 오호대장군들이 지금의 야당에는 전무하고 개콘과 같은 마당놀이도 사라진 판국에 177석의 거대 여당에 맞서 세 치 혀와 글월로 외로이 고군분투하는 그를 예형 따위가 아닌 관우, 장비에 비유해도 크게 무리는 아니지 않겠는가"며 진 전 교수를 하찮은 독설가가 아닌 관우나 장비로 대접하라고 충고했다.
◇ 여권의 오만함과 독선의 역겨움이, 개콘이나 부활시켜라…남을 탓하기 앞서 자신을 보라
조은산씨는 "박진영 논평으로 감춰야 할 것을 드러냈다"며 "그것은 거대 여당의 오만과 독선이 풍기는 날 선 감정의 비린내이고 역겨움이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그대의 논평과 거대 여당의 힘으로 개콘을 부활시키는게 어떻겠는가"며 "그렇다면 제가 개그맨이 되어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으로만 1년 치 시청률을 보장하겠다"고 비꼬았다.
더불어 "그대에게는 삼국지의 어떤 인물이 어울리겠는가"라며 박진영 부대변인에게 3명의 인물 중 하나를 고를 것을 청했다.
그가 내 보인 인물은 Δ 여백사의 진궁 Δ 계륵의 양수 Δ 빈 밥그릇의 순욱(빈 밥그릇은 조조가 보낸 위문품을 열었지만 속이 텅 비어있자 자신이 신임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결했다는 말에서 유래)이었다.
조은산씨는 "셋의 공통점은 학식과 지혜를 갖춘 당대의 모사였다"고만 했다. 하지만 조은산씨는 이들 3명이 총명함, 글솜씨는 있었지만 조조에게서 버림받아 죽었다는 이야기는 박 부대변인에게 하지 않았다.
끝으로 조은산씨는 박 부대변인에게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타인의 끝을 논하기 앞서 자신의 끝을 내다볼 줄 아는 이가 되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대가 언급한 품격이라는 것의 범주 안에 제가 포함된다면, 나의 글에 답을 주셔도 무방하다"며 박 부대변인의 답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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