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군사관학교 불합격 기준에 업무수행과 전혀 무관한 '탈모증'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성준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에 따르면, 2021년도 해군사관학교 모집요강의 신체검진 항목 중 불합격 기준에 '탈모증'이 포함됐다.
사관학교 입시 전형 중 신체검사 항목은 앞선 전형들의 성적과 관련 없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는 요소다.
실제 박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의 최근 3개년간 신체검사 전형 탈락자 수는 △2017년 314명 △2018년 244명 △2019년 225명 등이다.
탈모증은 미용상의 문제가 대부분으로 업무수행 지장 및 전염성이 없다. 때문에 탈모로 인해 사관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탈모로 인한 대머리의 경우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좌우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에 해당하는 신체적 조건이다. 대머리를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밝힌 바 있다.
해군사관학교의 입시 신체검사 전형은 ‘해군 건강관리규정’에 의거한다. 해군 건강관리규정의 ‘신체 각 과별 요소 평가 기준표’의 112번에 탈모증을 명시해 탈모 범위의 △20% 이상 30% 미만은 3급 △30% 이상 50% 미만은 4급 △50% 이상으로 2회 이상 재발이 인정되는 경우나 범발성 탈모증은 5급의 등급을 부여한다.
해군 건강관리규정은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의거한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서는 탈모증을 심신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범발성 탈모증은 7급, 탈모 범위가 50% 이상으로 최근 1년 이내 6개월 이상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악화 된 경우에는 9급을 부여한다. 군인사법의 시대착오적 규정이라 볼 수 있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지난 1982년 9월 전두환 정권 때 제정됐다. 그동안 50여 차례 부분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땜질 개정으로 낡은 규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준 의원은 "군인사법에 시대착오적 장애사유가 수두룩하다"며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낡은 규정으로 피해보는 군 장병들이 없도록 군인사법 시행규칙의 대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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