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걱정과 두려움, 우울을 겪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걱정과 두려움, 불안은 지난 5월 잠시 줄어들었다 2차 확산세 이후 다시 늘어났다. 우울이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9월 10∼21일 전국 19∼70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느끼는 걱정과 두려움 지수는 평균 1.77로 나타났다. 이는 3월조사 1.73, 5월조사 1.59 보다 높은 수치다.
불안 위험군은 18.9%였다. 5월조사 15%보다 높았으며, 3월조사 19.0%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 비해 안정세에 접어든 5월엔 잠시 감소했지만, 2차 확산세 이후 3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반면 우울이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은 걱정과 두려움, 불안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9월조사 우울 위험군은 22.1%로 5월조사 18.6%, 3월조사 17.5%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지난 2018년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 3.79%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은 9월조사에서 13.8%로 5월조사 10.1%, 3월조사 9.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2018년 성인 자살생각률 4.7%(2020 자살예방백서)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코로나19로 어떤 부분에서 일상생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계획했던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음'이 1.71로 가장 높았고, '경제적 어려움'(1.45), '부정확한 정보나 가짜뉴스로 인한 혼란'(1.45)이 뒤를 이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2020년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을 맞아 포상을 실시하고, 코로나 우울 극복 방향 모색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포상 수여식에서는 국민정신건강 증진과 정신질환 인식 개선에 기여한 공로자 80여명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국민포장을 수상한 기선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교수를 비롯해 수상자 7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어 개최된 전문가 간담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살피고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 우울 극복과 국민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를 반영한 정신건강복지 기본계획(2021~2025)을 면밀히 수립·추진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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