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인 이 모씨(44·여)는 최근 어지럼증을 자주 겪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 생긴 증상쯤으로 여겨 방치해왔지만 지난 추석 연휴 동안에는 거의 내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가끔씩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의 어지럼증이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운전 중 어지러우면서 눈 앞이 캄캄해져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빨리 병원을 가보라는 남편의 성화에 이 씨는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어지럼증 환자 수는 94만 9519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년 전과 비교해 약 24.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날씨의 변화, 자세의 변화 등에 의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은 뇌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림, 말이 어눌함, 의식 처짐이나 손으로 물건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증상 등이 동반할 수 있다.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크게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 귀의 평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 그리고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문제로 발생하는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이 뇌졸중이나 뇌종양같은 뇌질환일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학적인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전문의의 진료로 증상과 병력 청취를 통해 의심되는 질환에 따라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어지럼증 검사는 인체의 평형기관에 해당하는 구조인 눈, 귀, 소뇌, 척수의 후기둥 등에 대한 검사를 모두 포함한다. 이는 일반적인 혈액검사 외에도 안진 검사, 청력 검사, 뇌 CT, 뇌 MRI 및 MRA, 척수 MRI 등을 선택적으로 실시하여 이루어진다.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라면 편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진단과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균형감각 재활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많은데, 간혹 어지럼증을 빈혈로 오인해 방치하거나 자가진단으로 잘못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임선영 (바른세상병원뇌신경클리닉/신경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