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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회 셔틀외교 재가동...'제2의 문희상案' 나오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8 13:55

수정 2020.10.18 21:43

日니카이파 가와무라 간사장 방한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 다음달 12~14일 방일
지난 2018년 10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 친선협회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8년 10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 친선협회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정부간 관계가 막힐 때마다 양국을 잇는 파이프 역할을 해온 한·일 외회외교가 재가동됐다. 일본에서는 스가 정권 탄생에 기여한 자민당 니카이파가 주축이며, 한국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근 한·일 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의회 차원의 '제2의 문희상안(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 오후 이낙연 대표와 일본 일·한 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이 비공개 면담을 했다.

면담은 지난 1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 가와무라 간사장의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 올해 78세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자민당 원로그룹(중의원 10선) 중 한 명으로, 2003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문부과학상(장관)을 지냈으며, 2008년 아소 내각에서 한국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비견되는 관방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당 내에서 비교적 한국, 중국 등과 우호적 관계를 중시하는 니카이파 소속이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더불어 지한파 인사이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조언할 수 있는 원로그룹 중 한 명이다. 니카이파의 전신으로 가메이파를 이끈 가메이 시즈카 전 의원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지난 7월말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AP뉴시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AP뉴시스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해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에 의한 일명 '문희상 안(案)'을 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찾아가 문희상안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등 양국간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막후에서 역할했던 인물이다.

가와무라 간사장의 이낙연 대표 면담은 최근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이낙연 대망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차기 대권 주자로 지일파로 분류되는 이낙연 대표가 부상하자, "사법 비개입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다르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 측 한·일 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새 지도부 역시 다음달 12~14일 도쿄를 방문한다. 김진표 의원은 "과거 한국과 일본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며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한일의원연맹이 셔틀 외교를 부활해 미래지향적 한일 양국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의원연맹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한일의원연맹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우선, 일본 정계의 '킹 메이커'인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이 예상된다. 스가 총리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사 자체는 불투명하다.

스가 총리는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이 수용가능한 징용 배상 해법을 내놓지 않는한, 연내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일수록 의회가 움직여야 한다는 게 지일파, 지한파 의원들의 분위기다.

실제 지일파 의원들은 지난 17일 거행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장례식 때 조문외교를 검토한 바 있다.

양국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김진표 의원 일행이 일본을 방문할 때, 제2의 문희상안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피어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의회안, 즉 문희상안이 좌초한 바 있어, 섣불리 해법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의회외교 활용 의지에 따라, 의회의 보폭도 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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