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택배맨 1호는 1960년대 '미스터 미창'이다. 미창은 CJ대한통운의 전신인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의 약자다. 1962년 2월 한국미곡창고는 서울과 부산에 중앙하급소를 개설, 수하물 운송과 보관 업무를 개시했다. 전화기도 보기 힘들던 시절 노란색 유니폼의 미스터 미창은 서울과 부산에서 맹활약했다.
한국 택배는 1992년 한진 '파발마' 등장을 계기로 큰 전환점을 맞는다. 대한통운특송, 현대택배, 우체국택배가 그 뒤 줄줄이 나왔고 택배산업은 1990년대 중반 고도성장기를 이뤘다. 2000년대 들어서자 인터넷, 홈쇼핑,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산업은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왔다.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기록이었다.
국내 택배물량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어마어마했다. 2001년 2억개이던 택배상자가 지난해 27억9000만개로 늘었다. 시장규모는 2001년 6000억원대에서 지난해 6조3300억원으로 불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생활로 기울어진 지금 택배시장이 더없이 팽창 중인 건 말할 것도 없다.
올 들어 택배산업 종사자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택배노조는 올 들어 택배 근로자 10명이 과로사로 숨졌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 택배산업은 돌아보면 속도전이었다. 단기간 놀라운 성장은 업체 간 과당경쟁, 운송단가 인하,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졌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신분이어서 처우개선 해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K방역의 한 축이었던 K배송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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