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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 지원국에서 수단 제외...이스라엘 수교 포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0 09:12

수정 2020.10.20 09:12

지난 8월 25일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압델 파라 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의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P뉴시스
지난 8월 25일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압델 파라 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의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알카에다 지원 혐의로 30년 가까이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던 수단을 지원국 명단에서 빼기로 했다. 미 정부는 수단 정부가 미국인 테러 관련 보상금에 합의 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조치가 이스라엘과 수교할 이슬람 국가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는 의혹도 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대단한 소식! 수단 새 정부가 미국 테러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3억3500만달러(약 3819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입금되면 수단은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빠질 것이다. 마침내 미국 국민을 위한 정의가 세워지고 수단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적었다.
수단은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되면 국제 대출과 원조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미국은 1993년 당시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정부가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 및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한다고 의심했고 수단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알카에다는 1998년 케냐 및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테러와 2000년 미 해군 함정 USS 콜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 알 바시르는 지난해 4월에 축출됐으며 현재는 수단은 2022년 선거까지 과도 정부가 지배하고 있다.

압델 파라 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의장은 트럼프의 발표를 "건설적 조치"라고 환영하면서 "수단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은 수단의 역사적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지원국 명단에는 수단이 빠질 경우 시리아와 북한, 이란만 남는다.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대선을 2주 앞두고 이러한 조치를 내놓은 배경에 대해 수단과 이스라엘의 국교 정상화를 주선하기 위함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중동에서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의 국고 정상화를 도왔다.
수단의 경우 인구의 70% 이상이 이슬람 신자이며 현재 과도정부는 이스라엘과 수교 여부를 2022년 이후 공식 정부 출범 이후에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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