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싶다면 달성군으로 떠나보자. 대구 시내 여행 코스와 달리 관광객에 떠밀려 시간에 쫓기며 둘러보지 않아도 되고 유명 음식점마다 줄 설 필요도 없다. 달성습지에는 억새가 금빛으로 물들면서 가을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가리 일대, 대구 달서구 파호동, 경북 고령군 다산면 일대에 걸쳐 있는 달성습지는 낙동강, 금호강,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광활한 하천습지다. 이곳은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천연기념물이자 국제 보호 조류인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찾는 철새 도래지였으나 성서공단 개발 등으로 지금은 보기 힘들게 됐다. 요즘은 황로, 왜가리를 비롯한 백로류 등 여름 철새와 고니, 홍머리오리,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가 찾아든다. 달성습지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약 230종의 생물종과 멸종위기동물 등이 서식하고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달성습지의 전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사문진나루터가 있는 화원동산을 찾았다. 사문진은 현재의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와 경북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를 연결하는 나루터다. 사문진 나루터는 조선시대 물자운송과 일본과의 문화 및 인적교류 등 무역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곳은 1900년 미국인 선교사 사이드보텀 부부가 한국 최초로 피아노를 들여온 역사적 장소로도 유명하다. 당시 사문진 나루터에 내려진 피아노는 짐꾼 20여명이 사흘에 걸쳐 현재 약전골목 부근인 대구 종로에 있는 선교사 자택으로 옮겨졌다. 당시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들은 주민들은 빈나무통 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신기하게 여겨 통 안에서 귀신이 내는 소리라 해서 '귀신통'이라 불렀다고 한다.
달성군에서 한껏 여유로움을 즐기다가 대구 앞산 근처로 이동했다. 볼거리, 즐길거리 많은 대구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도심 속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앞산해넘이전망대가 문을 열었다. 남구 대명동 빨래터공원 내 위치한 앞산해넘이전망대는 높이 13m의 원형 전망타워와 288m 진입경사로로 구성돼 있다. 노을이 가득한 하늘을 보며 산책로를 걸을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하늘색이 시시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앞산공원에서 보는 야경과는 다른 친근한 느낌이다. 전망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대구 북성로는 오래된 골목인 만큼 싸고 맛있는 군것질이 즐비하다. 대구식 양념오뎅의 원조인 교동시장 양념오뎅과 납작만두, 배추전, 돔배기전을 맛볼 수 있는 향촌동 찌짐집, 가락국수와 짜장의 만남으로 유명한 60년 전통의 해주분식, 군만두 반접시와 짜장면이면 충분한 다락방만두 등과 만날 수 있다. 입맛 따라 취향 따라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고 가격 부담도 비교적 적다.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물에 한번 삶은 다음 구워 간장을 술술 뿌려 먹는 납작만두의 맛은 먹을수록 생각나는 별미다. 떡볶이나 매운 야채에 섞어 매콤하게 즐겨도 좋다. 당면, 부추, 당근, 양배추, 파 등을 넣는 듯 마는 듯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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