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천번 만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석고대죄”
[단독 인터뷰] 동료 의원 간 불륜 사건 유진우 의원
“승소해도 사퇴 한다” 직접 사직서 낼 것이다
[단독 인터뷰] 동료 의원 간 불륜 사건 유진우 의원
“승소해도 사퇴 한다” 직접 사직서 낼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김제=김도우 기자】 남녀 동료의원 간 불륜 당사자로 의회에서 제명된 전북 김제시의회 두 전 의원이 최근 ‘제명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또 다시 이슈의 한 가운데 강제 소환됐다.
파이낸셜 뉴스는 20일 오후 당사자 중 한명인 유진우 전 의원을 현재 머물고 있는 김제시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 소송이유를 비롯한 입장을 들어 보았다.
컨테이너를 개조해 제작된 3평짜리 거처 앞, 편의점용 플라스틱 테이블에 앉은 유 전 의원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6시에 일어나 줄넘기 하고 근처에 사시는 아버지 댁에서 아침 차려드리고, 기저귀 갈아드린 후, 일하고, 점심 드리고 나면 지금 시간이 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몇 개월을 이렇게 지냈다고 한다.
그는 “지나가다 흰색 차가 보이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 여성의원 차량을 말한 듯하다.
유 의원은 한동안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과 통제 불능의 상황이 겹치면서 좌절의 늪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많은 교훈을 얻었다.
광주고법 전주지부에 ‘제명 처분 무효 소송’을 제기 했느냐는 질문에 “접수는 했지만 진행과정은 모른다. 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 결정(소취하)할 것이다”고 말했다.
불복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말했다.
절차상 하자와 자신이 약속했던 ‘자신사퇴’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더 무슨 미련이 있겠느냐 하지만 내 발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했는데 (온주현)의장이 제명 처리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승소해도 사퇴할 것이다. 내가 직접 사직서를 작성해 낼 것이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나의 불륜을 기억하고 있다. 내 잘못은 내가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제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 분명히 이용당했다”며 사퇴 기자회견(6월12일 회견) 이틀 전 온주현 의장을 만나 자신의 모든 상황을 털어놓았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걱정보다는 의장 선거의 투표권에만 자신이 이용되는 상황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당시 그의 입으로 직접 밝혔던 의료법 위반에 대해서는 곧 검찰로부터 벌금 부과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상대여성이 수술을 4시간 했는데 유 전의원 부인 명의로 했다는 게 이유다.
본 회의장 막말 사건도 입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극도로 흥분을 했고 정신분열증, 우울증 약을 먹으니까. 내 정신이 아니였다”며 다시금 머리 숙였다.
“김제에서 태어나고 죽을 건데... 본 회의장에서 행동만큼은 시민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일주일에 두 번 집에 가는데 밤늦게 갔다고 새벽에 나온다.”고 했다.
김제시민 볼 면목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현재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이다.
이 사건으로 아내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약에 의존하고 있고 자신(유 전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허리에 끈을 묶고 잠을 청한 적도 있다”고 낮은 목소리로 전했다.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외국으로 가려했던 계획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 때문에 실행할 수 없었다.
2시간이 넘는 인터뷰 중, 지역 이미지와 시민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사죄의 말로 일관했다.
이 좁은 땅에 운명공동체로 살아가는 데 불화와 반목의 씨앗을 쏟아낸 것 같아 개탄스럽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백번 천번 만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김제시민에게 석고대죄 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꼭 담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잘못은 차고 넘친다. 내 잘못의 반성은 옹졸한 보복이나 복수심이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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