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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톤당 7000달러 돌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2 03:48

수정 2020.10.22 09:08

[파이낸셜뉴스]
구리 가격이 21일(현지시간) 2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2009년 6월 29일 촬영된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발파라시오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구리괴. 사진=로이터뉴스1
구리 가격이 21일(현지시간) 2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2009년 6월 29일 촬영된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발파라시오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구리괴. 사진=로이터뉴스1

산업 기초재 구리 가격이 21일(이하 현지시간) 톤당 7000달러를 돌파했다. 2년 만에 최고치다. 구리는 세계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이날 중국의 수요 확대와 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확대 기대감에 급등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기준물 가격은 오후장 들어 2018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인 톤당 7034달러까지 올랐다.


구리는 에어컨부터 자동차, 전력망 등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안 들어가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안 핵심 기초 소재다.

올들어 칠레 등 세계 주요 구리광산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차질과 중국의 급속한 회복에 힘입어 가격은 벌써 14% 가까이 뛰었다.

중국이 코로나19 이후의 경기부양책으로 '그린 경제'를 들고 나온 것도 구리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060년까지 중국을 이산화탄소(CO2) 배출 확대가 멈추는 중립 상태로 만들겠다면서 그 출발점으로 내년부터 5개년 계획에 따라 재생가능에너지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도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조달러 규모의 에너지·인프라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급선회하고, 이에따라 구리 수요 역시 뛸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 태양력(또는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이 부상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구리는 인기 있는 상품이 되고 있다. 구리가 전기배선 핵심 소재인 덕이다.

그린경제는 구리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게 된다.

전기차만 해도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구리가 평균 3배 넘게 들어간다. 구리는 또 풍력발전을 위한 터빈에도 들어가고, 재생가능에너지원을 통해 발생한 전기를 전력망에 연결하는데에도 쓰인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맥스 레이톤은 "투자자들의 '탈탄소화(decarbonisation)' 테마 비중 확대는 이제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톤은 또 중국의 지난달 발표는 '대대적인 펀더멘털 이동'으로 앞으로 2~5년 구리 수요를 대규모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자동차·전력부문의 구리 수요는 앞으로 5년 간 전세계 구리 수용 증가분 예상치의 거의 4분의3을 차지하는 230만톤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구리 등이 이른바 '녹색으로 염색된 강세장(green-tinted bull market)'에 진입할 것으로 골드만은 기대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구리 공급 차질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국 칠레의 구리광산 업체 안토파가스타는 이날 3·4분기 생산이 전분기에 비해 4.6%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정불안까지 겹쳐져 있다.


25일 국민투표 결과 헌법 수정안이 통과되면 BHP빌리턴, 글렌코어, 앵글로 아메리칸, 안도파카스타 등 칠레 구리광산을 소유한 업체들은 급격한 세금 인상이나 칠레 수자원 통제 강화에 직면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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