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中 앤트그룹, 역대 최대 규모 IPO 최종 승인 따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2 11:59

수정 2020.10.25 15:12

2018년 1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앤트그룹 본사에서 촬영된 회사 로고.로이터뉴스1
2018년 1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앤트그룹 본사에서 촬영된 회사 로고.로이터뉴스1
그래픽=박희진 기자
그래픽=박희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이 중국과 홍콩 양쪽에서 기업공개(IPO) 승인을 받았다. 이번 IPO는 세계 상장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되며 향후 주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가 앤트그룹의 커촹반 상장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커촹반은 상하이 증권거래소 내부에서도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시장이다. 앤트그룹은 지난 8월 발표에서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신청했다며 전체 회사 지분 가운데 15%를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지난 19일에 앤트그룹의 입성을 허가했고 앤트그룹은 커촹반 IPO 허가 직후 주식모집 의향서를 수정했다. 수정된 의항서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홍콩과 커촹반에 각각 16억7000만주의 주식을 상장한다고 예고했다. 상장주의 11%는 신규 발행주가 될 전망이다.
신주는 만약 상장 주관사들이 공모물량 초과 주식을 공모가에 매입하는 그린슈(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하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앤트그룹은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이 지분율 유지를 위해 커촹반 상장주 가운데 7억3000만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는 현재 여러 계열사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앤트그룹 지분의 50.52%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2018년 중반만 하더라도 앤트그룹의 가치가 1500억달러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 관계자들은 앤트그룹의 현재 가치가 3180억달러(약 361조원)에 이른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앤트그룹이 이번 IPO를 통해 3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예측했고 해당 금액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IPO였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상장 기록(294억달러)을 뛰어넘는 것이다.

앤트그룹은 21일 공시 서류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1182억위안(약 20조16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42.6%라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으로 월 1회 이상 알리페이를 사용한 중국 고객은 7억3100만명으로 6월(7억1100만명)보다 증가했다. 현지 컨설팅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디지털 결제 시장 내 알리페이 점유율은 올해 6월 30일 기준55%였으며 경쟁자인 텐센트는 40%를 가져갔다.

앤트그룹은 구체적인 상장 날짜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달 22~23일 투자 설명회를 열고 29일에 공모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상장이 다음달 초순에 이뤄진다고 내다봤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슐테리서치의 폴 슐테 창업자는 "앤트그룹 주식은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얼마나 살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너무 많아서 청약한 주식 가운데 10%만 얻어도 행운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홍콩에서는 앤트그룹 주식을 사기 위해 홍콩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 14일 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앤트그룹을 제재 명단에 올려 미국인 및 미국 기업의 투자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기업의 결제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미리 손을 쓴다고 분석했다.
제재가 실현되면 미국 자금이 앤트그룹에 접근하는 길이 차단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