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귀가여성 살인 20대 '무덤덤' 모습에…재판부 "반성 맞나?"

10일 오후 여성 BJ를 후원하다 돈을 탕진해 30대 여성을 강도살해한 A씨(29)가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0.9.1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반성하는 거 맞아요?"

인터넷방송 BJ에 빠져 돈을 탕진하자 길거리에서 강도살인을 한 20대가 법정에서 감정이 실리지 않은 담담한 모습을 보이자 재판부가 이렇게 물었다.

2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 심리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9)의 첫 공판이 열렸다.

강력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피고인들 중 대부분은 막상 법정에 들어오면 고개를 숙이거나 때때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여부는 형량 감경 사유가 된다.

그러나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A씨는 정면을 응시하며 재판부의 질문에 무덤덤하게 답변했다.

A씨는 "살해할 생각은 없었고 위협만 하려고 했다"며 계획적인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하기는 했지만 범행은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답변 태도에 "피고인이 '어차피' 라는 생각으로 답하는 것 같은데 정말 반성하고 있는 게 맞느냐"고 묻자 "네,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방청석에서는 피해자 부모 등 유족들이 연신 눈물을 훔쳤다.

11월16일 오후3시 2차 공판에서는 유족들이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A씨는 지난 8월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밭에서 B씨(39·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A씨는인터넷 방송에 빠져 여성 BJ에게 관심을 끌려고 고가의 선물을 하고 5500여 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