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국내에서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 1주일 전부터 숙면을 취하는 한편 접종 후 30분가량 병원에 머무르며 관찰을 받는다면 백신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극단적인 사망은 피할 수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독감 바이러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독감 예방 주사를 맞기 전에 충분한 숙면을 취한다면 백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수면 전문가인 매튜 워커 미국 버클리대학교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전 일주일 동안 수면이 부족할 경우 정상적인 항체 생성이 50% 미만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백신 효과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커 교수는 지난 2002년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 및 2020년 '행동의학 국제저널(IJBM)'에 게재한 연구에서 백신 접종 전 수면이 백신 효능에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수면은 단지 독감예방주사 효과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면역 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이 수면을 취할동안 세포가 스스로 회복하기 때문이다.
워커 교수는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7~10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며 "기분변화, 편집증, 우울증, 고혈압, 면역약화, 체중증가 및 성욕저하 등 다양한 건강상태가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일 경우 리노바이러스 또는 감기에 감염될 확률이 3배 증가하며 밤에 5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폐렴에 걸릴 확률이 70%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에서 공무원 1만3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권장량보다 적게 잠을 자는 사람들은 조기사망 위험이 약 2배나 높았다. 특히 수면시간을 7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였을 경우 다른 원인들에 비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
워커 교수는 수면과 면역력은 독감 예방접종뿐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커 교수는 "수면과 성공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에도 동일한 관계가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해당 관계가 확인된다면 그것이 '게임체인저(국면전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며칠 새 불거진 독감백신 관련 사망신고가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 후 과다면역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22일 대한의사협회는 "(아나필락시스는)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치료할 수 있어 접종 후 20~30분은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질본청 또한 21일 브리핑에서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에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20~30분 경과 관찰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 수칙을 준수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독감백신과 사망 신고에 대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특히 노인들은 폐렴 합병증 등을 고려할 때 독감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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