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치안산업박람회가 인권침해에 사용될 수 있는 시위진압장비 수출을 장려하고 있다"며 수출 규제방안 마련과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치안산업박람회'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경찰장비 산업 박람회로, 지난 21일 제 2회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돼 114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치안산업박람회에 대해 "치안 한류라는 화려한 슬로건 뒤에는 물대포, 차벽 등 시위진압차량과 고무탄, 최루탄 발사기 등 인체에 치명적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시위진압 장비가 홍보되고 있다"며 "정부는 인권침해에 악용될 수 있는 장비는 즉각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치안산업박람회 참가기업의 장비가 실제로 시민 탄압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참가 기업 중 하나가 태국으로 수출한 물대포가 시민들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인도네시아 식민점령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웨스트파푸아 사람들을 진압하는데 사용된 경장갑차도 치안산업박람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시위를 탄압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이같은 장비를 적극 홍보하고 수출하는 것은 인권 책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국 인권활동가 네띠윗 초띠팟 파이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한국 정부는 결과적으로 태국 정부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 일조하게 된 것"이라며 "태국으로의 살수차 수출을 불허하고, 평화적 정권이양을 위해 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백씨 사망 이후 집회 현장에 살수차 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살수차 사용 요건을 '살수차 외의 경찰장비로는 그 위험을 제거·완화시키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제한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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