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부적절 檢수사' 폭로 김봉현 본인 공판 불출석··· "극심한 스트레스"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3 14:47

수정 2020.10.23 14:57

23일 서울남부지법 3차 공판 불출석
"극심한 스트레스" 사유서 제출 확인
변호인·교도관도 구체적 사유 몰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공개한 편지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편지엔 검찰과 야당에도 로비가 진행됐으나 검찰이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fnDB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공개한 편지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편지엔 검찰과 야당에도 로비가 진행됐으나 검찰이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fnDB

[파이낸셜뉴스] 구속 상태에서 2차례 자필 폭로문건을 공개해 검찰 수사가 부적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본인 사건 공판에 불출석했다. 변호인과 교도관도 사전에 어떤 사유로 불출석했는지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확인한 가운데 불출석 사유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릴 예정이던 김 전 회장 3차 공판은 피고인 불출석으로 연기됐다. 특경법 위반(횡령·사기·중재 등), 배임중재 및 범인도피죄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이 교도관을 통해 제출한 사유서에는 '극심한 심리적·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사유로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선 피고인이 변호인에게도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불출석 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재판정에 출석한 변호인 측은 사전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자필 폭로문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이 현직 검사와 야당 정치인에게 향응을 제공했고 이중엔 라임 수사팀에 책임자급으로 합류한 검사도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검찰 조사가 부적절하게 진행됐으며 야당 정치인에게도 향응을 제공했다는 자신의 증언과 관련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입맛에 맞는 편파적 수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1일 2차 폭로문을 공개해 앞선 폭로를 더욱 구체화했다. 자신이 룸살롱에서 접대한 검사 중 두명을 법무부 조사에서 사진으로 특정했으며, 이들이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 있었다는 내용 등이다.

해당 문서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 "수원 여객 사건 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등의 충격적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 수사의뢰에 따라 검사 5명 규모 수사팀을 꾸린 서울남부지검이 김 전 회장 소환을 요청했으나 김 전 회장은 구속상태에서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측은 폭로의 중심에 남부지검 검사들이 있는데다 지난 수사과정의 양상으로 볼 때 검찰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전 회장이 자신의 공판에서 관련된 폭로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았으나 김 전 회장은 이마저 거부했다.
재판부가 11월 6일 다음 공판을 잡은 상황에서 김 전 회장 신병을 강제로 구인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