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외통위 주요장면
'법카' 유용의혹 장하성 "고대 구성원들께 사과"
BTS 비난행위 대응 촉구하며 "과공비례가 과공비굴될 수도"
남관표 '3불정책' 해석 두고 격론... '앉는자세' 지적도
'비둘기 장관' 이인영? 대북노선 비둘기·매·부엉이 '은유'
업무용PC '야동'에 출장비 방만운영.. 민주평통 '수난시대'
[파이낸셜뉴스]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지만 국감 현장에선 연일 화젯거리가 나오고 있다. 통일부와 주일대사관, 주중대사관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제가 된 주요 장면 5가지를 선정해 소개한다.
'법카' 유용의혹 장하성 "고대 구성원들께 사과"
BTS 비난행위 대응 촉구하며 "과공비례가 과공비굴될 수도"
남관표 '3불정책' 해석 두고 격론... '앉는자세' 지적도
'비둘기 장관' 이인영? 대북노선 비둘기·매·부엉이 '은유'
업무용PC '야동'에 출장비 방만운영.. 민주평통 '수난시대'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 21일 열린 화상국감에서 고려대 부설연구소 소장 재임 당시 법인카드 부당사용 의혹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다.
특히 이날은 첫 질의부터 장 대사의 카드유용 의혹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이어졌다. 장 대사의 경기고 후배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부의 고려대 종합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 유용이 밝혀진 점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사회적으로 존경 받아야 하는 교수가 유흥업소에서 행정용 법인카드로 수천만원을 사용하고 카드쪼개기까지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장 대사는 "2016~2017년 부설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기간 연구소 직원들과 음식점에서 와인 등 술을 곁들인 회식을 하면서 6차례 걸쳐 279만원을 사용했다"며 "여러명이 식사와 반주를 하다보니 40여만원이 더 나와서 연구소 운영카드와 연구 지원비용 카드로 나눠 결제한 적이 있다"고 했다. 장 대사는 "규정에 맞지 않게 결제한 것에 대해 우리 고대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다만 장 대사는 교육부 감사 기간 '카드쪼개기'가 부적절했다는 통보를 받고 전액 환급했다고 밝히고, 회식 장소는 유흥업소가 아니라 개방된 홀이 있는 일반 음식점이었다고 해명했다.
■ 中 BTS 비난 대응도 도마
이날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의 주요 안건으로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소감이 소환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당 가릴 것 없이 중국 네티즌들의 BTS 비난행위를 비판, 주중대사에게 적극적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용한 외교가 필요할 때도 있는 반면 목소리를 내야하는 시점도 있다"면서 "과공비례가 과공비굴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과공비례는 '지나치게 공손하면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는 것으로 BTS 비난행위에 우리가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장 대사는 "외교는 언론에 보도되거나 공개되는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BTS 비난행위와 관련해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다"고 답했다.
한편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BTS에 대한 비난은 중국 내 일부 극단주의자의 소행인데, 우리 언론이 중국 대다수 여론인양 보도해 한중 갈등을 부추겼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작은 갈등을 증폭시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부분에 대해 주중대사관이 적극 홍보하고 진화하려는 노력을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장 대사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이라는 데 동의를 표하며 "우리가 적극 항의해서 첫날 환구시보 중국어판에서 관련 기사가 삭제되는 과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동시에 진행된 주일대사관 화상감사에서는 남관표 주일대사의 '3불 정책'에 대한 입장론이 뜨거운 감자였다. 남 대사는 사드(THAAD) 배치 관련 '3불 정책'에 대해 "중국과의 약속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남 대사는 "'3불'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당시 세 가지 우려를 천명했고, 우리 정부도 공식 발표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사드 관련 3불 정책은 △사드 추가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참여 등 중국 정부의 3가지 우려를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을 가리킨다. 남 대사는 3불 정책을 발표한 당사자로 당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맡고 있었다.
중국의 한한령이 일부 유지되는 것과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지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남 대사와 질의 위원들의 말이 겹치고 일부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남 대사의 '앉는 자세'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남관표 일본대사님은 답변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시간이 바쁜데 답변 하나하나 할때마다 의자 앞뒤로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대사님처럼 바로 답변할 수 있도록 마이크 앞에서 앉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의사진행을 맡았던 여당 간사 김영호 의원이 "마이크 앞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비둘기파 장관' 이인영? "자꾸 비둘기라 하시는데 비둘기는 눈 너무 작아"
통일부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된 23일에는 비둘기·매·부엉이와 같은 동물들이 대거 언급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정책 노선을 두고 비둘기파 라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처음으로 '비둘기 장관' 호칭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온건한 비둘기판 있고 강경파인 매파는 보이지 않는다"며 "비둘기만 보이니 대북정책이 단조롭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저는 비둘기 치고는 꽤 센 이야기들도 했다"며 "통일부는 원칙과 전략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어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부엉이',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눈 큰 비둘기'를 들고 나왔다. 박 의원은 이 장관에게 "비둘기 보고 매가 되라고 하지는 않겠다. 부엉이처럼 눈을 뜨고 북한이 어떤 집단인지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인 점을 언급, "눈이 큰 비둘기...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는 장관이 되시면 좋겠다"는 덕담을 건넸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자꾸 비둘기 비둘기 하시면... 눈이 너무 작지 않나"라며 "그러다 제가 비둘기로 굳어지겠다"고 농담조로 반발했다. 그러자 국감장 곳곳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 장관은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면서 하겠다"고도 말했다.
통일부가 지난 19일 판문점 견학재개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간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야당은 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 국면에 판문점 견학재개가 부절적하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인 반면 여당 의원은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라며 견학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민이 참속하게 살해되고 북한은 (공동조사 요구 등에) 대답조차 없는 상황인데 판문점 견학 재개가 올바른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인영 장관은 "이전 정권에서도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일시적으로 견학을 중단했다 재개해왔다"며 유엔사의 협조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은 견학확대 의견을 내며 이 장관에 힘을 실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평화의 상징이 된 판문점 견학을 통일부가 중심이 돼 운영하는 것은 의미있다"며 "견학 확대와 관련해 유엔사와 적극 협의해달라"고 했다.
한편 통일부와 함께 이날 종합감사를 받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경우 '수난시대'가 계속됐다. 지난 8일 본 감사 당시직원의 업무용 PC에서 '야동'이 발견된 데 이어 출장비 방만운영, 장애인 의무고용제 미준수 등을 지적받으면서다.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업무용 PC '야동' 적발과 관련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다시 사과드린다"며 "해당 직원을 중앙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수위를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재외공관 대상 화상감사를 진행하는 등 다사다난했던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는 마지막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외통위 국감은 오는 26일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한국국제교류재단 등 5개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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