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3D 프린팅으로 충전지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6 13:53

수정 2020.10.26 13:53

화학연구원, 경희대와 함께 3D 프린팅으로 집전체 소재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최영민·김태호 박사팀과 경희대학교 정선호 교수팀이 3차원 프린팅 슈퍼커패시터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금속 기반의 집전체 잉크 소재를 개발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최영민·김태호 박사팀과 경희대학교 정선호 교수팀이 3차원 프린팅 슈퍼커패시터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금속 기반의 집전체 잉크 소재를 개발했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충전지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용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소재를 사용해 미래 IoT, 센서, 착용형(웨어러블) 기기에 필요한 전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소재연구본부 최영민·김태호 박사팀과 경희대학교 정선호 교수팀이 전극이중층 슈퍼커패시터에 들어가는 집전체 소재를 3D 프린팅용으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극이중층 슈퍼커패시터는 충방전 시간이 짧아 리튬이온전지의 보조 전지 격으로 일부 자동차 및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쓰이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집전체는 전자를 뽑아내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소재로 이차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최영민 박사는 "슈퍼커패시터를 넘어 고전압, 고전도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이차전지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인쇄용 금속 소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나노미터(nm)와 마이크로미터(μm) 사이즈의 니켈(Ni) 입자,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폴리비닐피로리돈 등을 혼합해 3D 프린팅용 금속 잉크를 만들었다. 이 잉크는 전기전도성과 고전압 안정성 모두 높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잉크 소재는 프린팅된 후, 극히 짧은 순간(1000분의 1초) 빛을 쬐어주면 잉크 속 니켈(Ni) 입자들이 서로 연결되며 전기전도성이 극대화된다. 이와 동시에, 니켈 입자가 다른 입자로부터 전자를 받는 환원반응이 일어나 표면에 전도성 보호층이 생긴다. 이 보호층 덕분에 전극이중층 슈퍼커패시터 전지의 최고전압(3V) 조건에서도 안정성을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 집전체 잉크와 이를 이용한 3차원 프린팅 기반 전지 제작 과정. 화학연구원 제공
금속 집전체 잉크와 이를 이용한 3차원 프린팅 기반 전지 제작 과정. 화학연구원 제공
개발 소재가 적용된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소자는 기존 증착 공정이나 리소그래피 공정의 소자 특성과 에너지밀도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에너지밀도가 높으면 전지를 한번 충전했을 때 쓸 수 있는 지속 기간이 길다.

이 소재는 주 재료로 니켈 입자를 활용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또한 잉크에 들어가는 입자들의 배율을 다르게 해 잉크의 점성을 적절히 조절, 어떤 모양의 전지도 정교하게 프린팅해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경희대 정선호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치는 인쇄 공정을 이용한 맞춤형 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공백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의 6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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