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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젊은 총수들, 경쟁 대신 ‘동맹’으로 파이 키우다 [이건희 별세 재계 3·4세 경영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6 18:18

수정 2020.10.26 18:18

선대와 다른 경영스타일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경영 전면 나서 그룹 진두지휘
서로 견제하던 과거와는 달리
활발한 제휴 통해 신사업 도전
4050 젊은 총수들, 경쟁 대신 ‘동맹’으로 파이 키우다 [이건희 별세 재계 3·4세 경영 본격화]
한국 재계의 2세대 대표 경영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하면서 3·4세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40, 50대 젊은 총수 진용을 갖춘 4대 그룹을 비롯해 산업계 전반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국내 산업계 1·2세대 경영인의 별세나 경영 일선에서의 후퇴로 주요 기업의 3·4세 시대 막이 오르고 있다.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난 2014년 5월 이후 사실상 삼성 총수 역할을 수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총수가 됐다. 아직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이 회장 별세로 머지않아 회장 자리에 오르며 삼성가 3세 경영이 공식화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4일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올해 82세인 정몽구 회장은 최근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한 후 건강은 회복했으나 세대교체와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앞서 2018년에는 LG그룹의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며 장남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라 4세 경영의 개막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선대회장의 장남인 구자경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최근 2년여 사이 4대 그룹 중 3곳의 총수가 교체되면서 4대 그룹은 1960~1970년대생의 '젊은 총수'가 포진하게 됐다. SK 최태원 회장은 1998년 회장에 오른 2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지만,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과 부친인 최종현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으로 4대 그룹 총수 간 교류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젊은 총수의 달라진 경영 스타일로는 기업 간 교류가 꼽힌다. 선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서로 견제했다면, 3·4세대 총수들은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친목 도모를 위한 비공식 모임을 통해 젊은 총수들은 재계 현안을 함께 논의한다. 또 '준동맹' 수준의 전략적 제휴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4대 그룹 외에도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사장·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김 대표는 2010년 한화에 입사해 2015년 전무로 승진한 뒤 4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고, 이후 9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한 직후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으며 3세대 경영을 시작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조석래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장남인 조현준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으며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으며 3세대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GS그룹도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그룹 총수의 타계에 의한 갑작스러운 총수 교체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경영수업을 받은 젊은 총수의 경영 전면 등장도 잦아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경영 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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