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질산염은 육류 보존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시지와 베이컨과 같은 육가공품에 주로 쓰인다. 맛있어 보이는 ‘붉은 빛’을 돌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하지만 독성이 강하고 뇌혈관을 확장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다른 물질과 결합하면 발암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다량을 섭취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는 실제로 아질산염을 범죄에 악용한 사례도 나타났다. 이른바 ‘유치원생 독극물 사망사건’이다. 지난해 3월 중국 허난성의 유치원에서는 원아 20여명이 아침식사를 한 후 병원에 실려갔다. 그 중 1명은 사망했다. 조사 결과 아이들이 먹은 아침식사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
범인은 유치원 교사. 그는 다른 교사와 말다툼을 한 후 자신과 싸운 교사가 담당하던 아이들 음식에 아질산염을 넣었다. 이에 지난달 허난성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부는 해당 유치원 교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아질산염이 범죄에 악용되는 위험 물질로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A군에게서 왜 아질산염이 검출됐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현재 A군의 유족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A군의 형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일부러 아질산염을 섭취했을 가능성을 부정하는 쪽이다. A군 형은 “제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며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 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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