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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World 2020] "의료AI, 의사의 아이언맨 수트 같은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8 14:27

수정 2020.10.29 13:55

뷰노 정규환 부사장 인터뷰
AI 솔루션으로 정확한 판독 도와
[파이낸셜뉴스] "의료산업에서 인공지능(AI)은 의사가 아이언맨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수트 같은 역할입니다. 의사들이 더 많은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돕지만, 직접 의사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의료계에서 최근에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뷰노는 국내 의료 AI 솔루션 시장 개척자다.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의료 데이터를 정량화해 진단 보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뷰노 정규환 부사장은 오는 11월 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리는 글로벌 AI 컨퍼런스 'AI World 2020'에서 발표자로 나서 의료산업에 AI가 결합했을 때 어떤 혁신이 일어나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 강연한다. 정 부사장은 '의료인공지능 솔루션의 개발 및 적용을 위한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로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적, 임상적, 규제적 고려사항에 대한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임상환경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임상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실제 적용사례들도 소개한다.


/사진=서동일 기자
/사진=서동일 기자

2018년에 의료 AI 규제 처음 나와

AI World 2020 행사에 앞서 만난 정규환 부사장 (사진)은 28일 "의료기기는 검증, 성능검사, 안정성 테스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관련 규제가 이미 갖춰졌기 때문에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고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뷰노는 공학도들이 힘을 합쳐 2014년 만든 회사다. 당시 AI 기술과 이를 활용한 의료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회사 설립 뒤에야 의료 AI 분야가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정 부사장은 "당시만 해도 규제 이슈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하고 보니 사회 전반적으로 AI 기술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이해도도 높지 않았다"면서 "꾸준히 의료 AI의 속성과 특징에 대해 의견을 줬고 결국 2018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도움으로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와 처음 허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정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의료 AI 솔루션 시장이 확대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한다. 의료진의 수준이 높고, 병원 접근성이 높아 의료 데이터도 충분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연구자들의 높은 능력치가 더해졌다.

의사, AI 도움 받아 환자에 집중할 수 있다

정규환 뷰노 부사장이 '의료인공지능 솔루션의 개발 및 적용을 위한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AI World 2020'이 오는 11월 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정규환 뷰노 부사장이 '의료인공지능 솔루션의 개발 및 적용을 위한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AI World 2020'이 오는 11월 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의료진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AI에 대한 거부감도 장벽 중 하나였다. 의료 AI를 도입한다는 자체가 오류를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료 AI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실제 의대에서 AI 커리큘럼까지 갖춰놓고 있다. 의대생들이 뷰노에 인턴 지원을 하기도 한다.

정규환 부사장은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 의료진 1명이 봐야하는 영상의 수도 늘어나고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 AI에 도움을 받으면 의료진은 환자를 보는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해 본 의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지만 꽤 유용하고,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평이 많다는 것이다. 환자들도 검사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받을 수 있어 병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나 CT 영상 판독 시 놓칠 수 있는 병변을 시각화해 찾아준다. 환자의 특정 뇌 부분의 부피를 재고, 이를 통해 치매 발병 위험성을 판단할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 솔루션은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등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AI 기반 안저 영상 판독 솔루션은 출혈, 혈관 이상 등 12가지 병변을 판독할 수 있다.

"처방·치료법 제시" 목표

지금까지 뷰노는 의료진이 미쳐 보지 못했던 것을 시각화해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의료진들도 알기 힘든 부분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도 준비 중이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정 부사장은 "약 처방을 할 때 실제 환자에게 어떤 약이 잘 맞을 지 처음부터 알기는 쉽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환자, 의사 모두에게 비효율적인 처방이 내려질 수 있다"며 "환자의 조직, 유전체 등을 AI 기반으로 분석해 어떤 처방과 치료법이 맞을 지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의료 AI가 의사들의 동반자이지만 의료진을 절대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규환 부사장은 "내비게이션이 나오면서 운전자들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의료 AI를 이용하면 의사는 환자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다만 경험 유무와 지역 등을 떠나 의료 격차를 줄이고,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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