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저염식하면 투석 늦출 수 있어… 식사관리는 전문 앱 ‘하이디’ 사용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9 17:05

수정 2020.10.29 17:05

만성콩팥병 환자의 식이요법
일산차병원 이미정 인공신장센터장(오른쪽)이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저염식 식이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산차병원 이미정 인공신장센터장(오른쪽)이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저염식 식이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콩팥(신장)은 체내에서 생산된 노폐물을 걸러내는 장기입니다.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만성콩팥병환자는 혈액투석과 같은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회복될 수 없는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시행하는 신대체요법에는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신대체요법 못지 않게 식이요법도 중요합니다. 29일 일산차병원 이미정 인공신장센터장(신장내과)는 "만성콩팥병에 있어서 식이관리는 의학적으로 중요한 치료의 한 부분"이라며 "식이요법을 통해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늦출 수도 있고, 합병증을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15년 17만 576명에서 2019년 24만9283명으로 최근 5년간 46%나 증가했습니다. 신대체요법 중 가장 많은 70% 이상을 차지하는 혈액투석 환자 수는 2018년 9만901명으로 2014년 대비 22.8%나 늘었습니다.

이에 일산차병원은 만성콩팥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인공신장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특히 의사, 전담간호사, 영상사가 모두 참여해 환자 맞춤형 영양식단을 제공하는 등 투석치료와 함께 식이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저염식을 통해 부종과 혈압을 조절하면 만성콩팥병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투석을 시작하는 시기도 늦어지게 됩니다. 또 단백뇨가 나오는 환자는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면 요독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혈중 칼륨 수치가 높을 경우 부정맥,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칼슘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의 질병 단계에 따라 환자들의 식이 목표가 다릅니다. 투석 전 만성콩팥병 환자는 저염식과 저단백식이 강조됩니다. 콩팥 기능이 감소돼 혈액의 칼륨과 인이 배설되지 않아 축적되는 경우에는 칼륨과 인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투석 환자의 경우 저염식은 유지해야 하지만 투석 전과 다르게 단백질과 칼로리를 엄격히 제한하기 보다는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 영양결핍을 예방해야 합니다. 이처럼 환자의 질병 단계에 따라 맞춤 식이 목표가 정해져야 하며, 실제로 환자의 식생활에 적용돼야 합니다.

하지만 각 가정마다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와 음식의 간이 천차만별입니다. 심지어 한 가족 안에서 각각의 입맛에 따라 즐겨 먹는 음식이 달라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식이교육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나트륨, 단백질, 칼륨 등 영양소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음식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 한 영양소의 양을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애플리케이션 '하이디'를 이용해 환자 개개인의 실제 식생활 분석과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이디는 대한신장학회 연구팀과 임상영양전문가들이 모여 개발한 영양-식생활 관리 스마트폰 앱입니다.


이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지켜야 하는 까다로운 식이요법 때문에 병관리가 쉽지 않다"며 "만성콩팥병은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이지만 투석치료와 함께 식이관리를 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지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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