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참수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가 지중해 난민선을 타고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에 잠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30일 보도에서 이탈리아 적십자의 관련 문서를 확인한 결과 그라임 아우사위라고 알려진 21세 용의자가 9월 20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난민선을 타고 도착했다고 전했다. 람페두사섬은 이탈리아 영토지만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120km 떨어진 곳으로 2011년부터 수많은 아랍 및 아프리카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상륙하던 곳이다. 튀니지 출신의 용의자는 10월 9일에 이탈리아 남부 바리로 이동했고 이탈리아 적십자의 공식 문서를 지니고 있었다.
그가 정확히 프랑스로 넘어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29일 오전 6시 47분에 니스역에 도착해 8시 29분에 사건 현장인 노트르담 성당으로 들어갔다. 용의자는 성당에서 잠시 머물다가 30cm 길이의 칼을 휘둘러 성당의 신자들을 공격했고 60세 여성과 55세 남성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남성 피해자는 아내와 2명의 자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번째 피해자인 44세 여성은 수차례 칼에 찔린 뒤 인근 카페로 도망쳤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접수 이후 8시 57분에 성당에 진입했으며 용의자는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4명의 경관과 대치하다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 병원에 입원 중이나 중태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건 당시 흉기와 더불어 이슬람 경전인 꾸란 1권과 휴대전화 2개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칼 2자루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이달 20일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발생한 교사 살해사건의 연장선이다. 중학교 역사교사였던 사무엘 파티는 수업시간에 이슬람교의 성인인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보여줬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에 앙심을 품은 이슬람 신자에 의해 살해당했다. 사건 발생 이후 이란과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는 파티의 행동과 그를 옹호한 프랑스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연이어 벌어졌다.
니스 사건 몇 시간 뒤 프랑스 남부 아비뇽에서도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흉기로 행인들을 위협한 남성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고 리옹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출신 26세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다 체포됐다. 해당 남성은 평소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경찰의 감시를 받던 인물이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도 40대 남성이 프랑스 영사관 경비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체포됐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모든 프랑스 영토에 최고 단계 경보인 ‘공격 비상’을 선포했다. 이날 발생한 사건들이 전부 연관되어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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