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부 최 모씨(58·여)는 매번 새 신발을 사는 게 스트레스였다. 길들여지지 않은 새 신발을 신으면 발 볼이 조여 엄지발가락 아래 돌출된 부위가 신발에 쓸려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구두를 즐겨신던 젊은 시절, 무지외반증이 생겼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는데 최근에는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 위로 올라올 정도로 변형이 심해졌다.
발이 못생겨지는 건 신발로 가릴 수 있지만 문제는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었다. 최 씨는 통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고, 대수롭지 않게 방치해왔던 무지외반증이 심해져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인 무지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가는 질환으로, 내측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마찰되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주요 원인으로 발이 꽉 끼는 하이힐이나 본인 발보다 작은 신발을 신는 경우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평발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키높이 신발이나 뒷굽에 깔창을 넣어 시는 남자들이 늘면서 남성 무지외반증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환자들이 무지외반증을 질환이라기보다는 단순 콤플렉스로 여겨 증상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치료를 하기 전까지 발가락 변형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변형이 심하지 않은 증상 초기에는 발가락 교정기 등을 착용해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발의 변형이 심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변형을 교정하는 수술적 필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뼈와 인대 등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발의 변형이 있다 하더라도 통증이 없다면 수술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기존의 무지왼반증 수술은 변형된 뼈를 교정하기 위해 엄지발가락 안쪽을 절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4~5cm 피부 절개로 수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더딘 회복 속도로 환자들의 심적 부담이 컸다.
하지만 최신 수술법인 '무지외반 최소침습 교정술'은 피부 절개 없이 2~3mm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진행되고 있어 수술 상처가 크게 줄어 통증과 흉터는 거의 없고, 수술 시간도 단축되어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굽이 높거나 불편한 신발은 피하고, 발볼이 넓고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선택하는 등 생활 속에서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 공간이 넉넉해서 발가락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평소 발바닥 마사지나 스트레칭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원영 원장(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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