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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암 카티 치료제 개발…췌장암 정복할 것”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1 17:19

수정 2020.11.03 08:52

셀렌진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카티
현재 혈액암 치료제만 나와
셀렌진, 3개 후보물질 보유
내년 상반기 동물실험 완료
'동종유래 카티' 개발 매진
안재형 셀렌진 대표 서울바이오허브 제공
안재형 셀렌진 대표 서울바이오허브 제공

2019년 6월 설립된 바이오텍 셀렌진은 췌장암, 제1형 당뇨치료제를 연구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설립 1년도 안된 올해 5월에 중소기업벤처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킹슬리벤처스,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엔젤투자를 받고 최근에는 수림창업투자 등으로부터 시리즈A 총 20억원을 유치했다.

안재형 셀렌진 대표는 카티(CAR-T) 치료제를 개발해 난치성 암종인 췌장암을 정복하는 게 목표다. 현재 카티는 가장 발전된 항암제로 꼽히지만 혈액암 관련 치료제만 있고 췌장·위·간암 등 암 대부분인 고형암 분야는 치료제가 없다.
셀렌진은 유전자편집기술과 세포기술을 갖고 기술이전 사업을 통해 2023년까지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카티란 면역세포치료제를 말한다.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T세포)와 암을 잘 인지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를 유전자 조작으로 결합한 뒤 암세포를 추적해 공격하도록 배양한 약물이다.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T세포에 주입하고 증식시켜 몸속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해당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찾아 유도탄처럼 공격해 정상 세포 파괴 가능성은 줄이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현재 고형암 CAR-T 치료제 없어"

안 대표를 지난달 29일 서울 회기동 서울바이오허브에서 만났다. 그는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박사를 졸업 후 하버드 의과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수행했다. 하버드 의과 대학교 전임강사를 역임하고 귀국 후 연세의료원 내분비연구소 연구부교수로 재직한 바이오 전문가다. 이후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하던 췌장암과 당뇨 전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창업했다.

카티는 차세대 항암제로 꼽힌다.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앞다퉈 CAR-T 기반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을 인수하는 것도 이때문이다.지난 10월 기준 현재까지 출시된 카티 치료제는 노바티스 킴리아와 길리어드 예스카타, 테카투스뿐이다. 모두 혈액암만 치료할 수 있다. 킴리아와 예스카타는 2019년 전 세계에서 각각 3000억원, 5500억원어치가 팔렸다.

안 대표는 "기존 카티 치료제는 혈액암에 한정된 효능과 높은 가격 및 부작용 등 문제점이 있어 이를 극복한 차세대 카티를 개발하려 한다"며 "췌장암 비롯한 고형암 관련 카티 치료제는 없다. 고형암 관련 카티는 아직 임상수준에서 성공 사례도 없다. 글로벌 바이오텍과 기술격차가 적고 시장성이 높은 만큼 개발 시 빠른 선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셀렌진은 췌장암, 난소암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카티 치료제 후보물질 3개를 갖고 있다. 현재는 메소텔렌(암세포에서 주로 발현하는 바이오마커)을 항원으로 인식해 활성화되고 메소텔린 발현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고안된 카티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임상(동물실험)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유효성 시험은 진행 중이지만 안정성 검증을 거쳐야한다.

특히 '동종유래' 카티 치료제 개발이 궁극적 목표다. 현재 출시된 카티 치료제는 '자가유래' 치료제다. 환자 본인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카티를 만든 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한다. 자가유래는 치료제 완성에도 3주이상, 5억원이상 비용이 들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안 대표는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추출한 면역세포를 활용하는 동종유래 카티제를 개발하는게 목표"라며 "동종유래 카티를 개발하면 대량생산이 가능해 더 빠르고 싼 치료제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췌장암 치료제 시장 매년 10% 성장

셀렌진의 강점은 연구인력과 기술력이다. 임직원의 60%가 박사 연구원이다. 셀렌진은 카티 제작에 필요한 △유도만능 줄기세포(IPSC) 분화기술 △유전자편집기술 △카티로 분화된 세포를 선별·배양기술을 갖고 있다. 안 대표는 "IPSC 분화기술과 유전자 편집기술은 제1형 당뇨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이며 추후 다른 난치성 유전자 세포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셀렌진은 지속적인 투자유치와 기술수출을 통해 췌장암 카티 전문 기술을 갖춘 바이오텍 성장하는 게 장기적인 비전이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5%로 난치성 암 중 하나다. 췌장암 치료제 시장은 2017년부터 매년 10%씩 성장해 2026년 47억달러(약 5조원)로 예상된다.
안 대표는 "각 분야별로 갖추어진 우수한 연구진과 타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연구 개발 전략으로 끝까지 췌장암 타깃 카티를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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