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신생아 한명당 계좌로 2000만원"… 벌써부터 票퓰리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2 18:20

수정 2020.11.02 19:30

 민주당 내년 4월 보선 앞두고
'현금 살포' 선심성 법안 준비
"신생아 한명당 계좌로 2000만원"… 벌써부터 票퓰리즘
내년 4·7 재보궐선거부터 21대 대통령선거까지 여야의 운명을 가를 대형 선거국면을 앞두고 표심을 겨냥한 정치권의 포퓰리즘 입법경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재원조달 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나 분석없이 '현금살포식' 선심성 법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어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생아 1명당 2000만원씩 계좌에 지급해, 특정 이율을 보장하는 '기본자산제'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성인이 돼 자립할 수 있도록 목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게 정책 취지다. 만 20세 성인이 되면 인출이 가능하다.
연간 출생아 수 30만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6조원 가량의 지출이 요구된다.

정의당이 지난 21대 총선공약으로 내놨던 만 20세가 된 청년 모두에게 현금 30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기초자산제'와 궤를 같이 한다. 당시 정의당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좋은 포퓰리즘"이라고 했지만, 21대 총선부터 투표권이 부여된 만 18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도 거셌다.

국가나 기업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법안들도 발의돼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기업들이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을 진행할 때 구직자들에게 면접비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현 정부 출범 후 줄곧 추진돼온 '단골' 법안이다. 코로나19 여파와 청년실업 한파 속에서 상당수 청년들이 필기시험, 면접 등 채용절차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만큼 그 비용을 기업이 대신 보전해주자는 것이다.

다만, 이미 상당수 대기업은 면접비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중소기업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면접비 지급을 강제할 경우 면접 자체를 줄여 구직자들의 돌아가는 채용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정업계를 지원하는 성격의 '묻지마 지출'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여야가 앞다퉈 발의한 상태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용 밑으로 떨어질 시 차액을 국가가 보전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최저가격 보장 품목의 생산쏠림 및 과잉생산 문제, 국가재정 악화, 보장 기준금액의 적절성 논란 등 제도 도입 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최저가격보장제 적용 대상을 농민단체와 협의토록 해 농업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권영진 수석전문위원은 해당 제도 도입과 관련 검토보고서에서 "시장의 자율적 수급조절 기능 및 유인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농어업인 공익수당지원법안'은 농어업인에게 매월 10만원 이상 공익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