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실상 54대 손해보험협회 회장으로 내정됐다. 정 이사장은 관료 출신이다.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금융·경제통이다. 2017년 11월부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아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인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주도했다. 여권과 정부, 금융계 인맥도 두텁다.
정 내정자의 경영철학 핵심은 소통이다. 거래소 이사장 취임 직후부터 젊은 신입 직원부터 시니어까지 그룹별로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격의 없이 소통했다. 문제가 생기면 솔선수범해 직접 조율하고, 잡음 안 나게 문제를 해결하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지금 손해보험 업계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우선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이 문제다.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보다 받는 보험금이 많으니 업계 손해가 막심하다. 작년 보험사들은 2조원 넘게 손실을 봤다. 실손보험 제도를 만들 당시부터 정 내정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한다. 실손보험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안다는 얘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도 난제다. 도입되면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고용보험료를 내야 한다. 대략 총 9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니 업계로선 죽을 맛이다. 자동차보험의 만성적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정 내정자가 소통과 솔선수범을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난제를 풀어가길 바란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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