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기업자금 사적 유용…유학비용, 사주 가족에 고액 급여 등 13명
②호황 현금 탈세…골프장, 캠핑장 등 국내 레저 등 22명
③반칙 특권 탈세…미공개 정보 이용, 일감몰아주기 등 3명
[파이낸셜뉴스] #1. A회사는 고가 스포츠카 2대(총 5억원)와 고급호텔 회원권(2억원)을 취득한 후 사주 가족이 독점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사주 B씨의 불법행위에 따른 소송합의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전업주부인 배우자를 감사로 허위 등재해 거짓 급여(7억원) 지급하기도 했다. 또, 서류상 법인과 허위 하도급 공사용역 계약을 체결해 회사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포착됐다.
②호황 현금 탈세…골프장, 캠핑장 등 국내 레저 등 22명
③반칙 특권 탈세…미공개 정보 이용, 일감몰아주기 등 3명
#2. 코로나19로 해외원정 골프 인원이 대거 국내로 몰려 골프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골프장업을 영위하는 C회사는 그린피 현금결제 고객들에게 현금영수증 발급을 최소화해 현금매출을 누락했다. 또, 자재 거짓매입과 일용급여 허위계상 등 코스 관리비 과다지출과 해외 장기체류 중인 사주 가족의 인건비 허위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중한 세무조사 운영 기조 속에서도 불공정탈세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기 위해 불공정 탈세혐의자 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국세청은 올해 코로나19 등 여건을 감안해 세무조사 건수를 2000여건(2019년 1만6008건→2020년 1만4000여건)줄였지만, 일부 계층에선 투자와 고용창출에 이용돼야 할 기업자금을 유학비용과 호화사치품 구입 등 사주 가족의 개인적 목적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112억원(개인)~1886억원(법인)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 국장은 "일부에선 현금과 골드바 거래를 통한 음성적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질적 행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60.1%에서 올해 8월 29.6%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금 거래량도 1만69㎏에서 1만7995㎏으로 증가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법 규정을 교묘히 회피해 자녀에게 세금 부담없이 부와 경영권을 물려주는 소위 '금수저 대물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탈세 혐의자들은 크게 기업자금 사적유용, 호황 현금 탈세, 반칙 특권 탈세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기업자금 사적 유용 혐의자는 모두 13명이다. 이들은 기업자금을 투자와 고용창출이 아닌 사주자녀들의 유학비용 및 호화사치품 구입에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법인카드를 고급호텔·해외여행 경비 등에 사용하고 골드바를 통한 편법탈세를 한 행태까지 포착됐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소득이 급증한 골프장 등 국내 레저·취미 관련 사업자들의 현금 거래를 통한 매출누락을 통한 탈세도 덜미가 잡혔다. 또, 미공개 정보 이용, 일감몰아주기 규정 악용 등 기회 사재기를 통해 세금 없이 부와 경영권을 승계하는 반칙 특권 탈세 혐의도 3건이나 나왔다.
노 국장은 "국세청은 불공정 탈세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에 따라탈세 혐의자 뿐만 아니라 사주 가족 및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라며 "조사과정에서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불공정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김대지 국세청장의 지시 사항이기도 하다. 김 청장은 지난 9월 15일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공정경제 구현에 역행하는 기업자금 불법 유출, 사익편취 등 중대 탈루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