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안의 핵심은 300대 이상 신규 플랫폼 운송사업자에게 매출액 5%, 운행 횟수당 800원, 차량 1대당 월정액 40만원 중 하나를 골라 기여금으로 내라는 것이다. 모빌리티업체들은 반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기여금 수준이 과도해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시장진입과 성장을 모두 막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권고안은 독소조항투성이다. 우선 차량 500대를 굴리려면 한달에 2억원씩, 1년이면 24억원을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1000대를 굴리면 기여금이 두배로 는다. 지금도 택시업계의 출혈경쟁으로 영업이익이 형편없는데 이 기준대로면 아예 시장진입을 못할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스타트업에 기여금 면제와 대폭 감면을 약속해 놓고선 이번에 슬그머니 뺐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면 차량을 구입하고 기사도 고용해야 한다. 여기에 기여금까지 내라니 업체들로선 기가 찰 노릇이다. 택시면허 허가를 몇 대 내주겠다는 기준도 없다. 마치 정부가 예정가 없이 공공사업 입찰공고를 내놓고 무조건 입찰하라는 식이다. 또 법인택시 회사가 여러 가맹업체와 복수계약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현행 가맹사업법상 겸업금지 위반 소지도 있다. 비싼 기여금이 택시요금 인상을 부추겨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당초 타다를 제외한 모빌리티 업체들은 올 3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에 찬성했다. 당시 정부가 혁신적인 운송플랫폼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조차 정부 권고안에 강하게 반대한다. 정부는 올 3월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타다금지법을 '혁신금지법'이라고 비판하자 오히려 '타다허용법'이라고 맞받았다.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안 되려면 내년 4월 법 시행 이전까지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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