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악화 속에서도 일본 내 한류 실감
코로나 관련 단어 가장 많아...'아베노마스크' 등
코로나 관련 단어 가장 많아...'아베노마스크' 등
【도쿄=조은효 특파원】 올해 일본의 유행어 대상(大償)후보 30개 가운데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제4차 한류붐'이 올랐다. 한·일 관계 악화에서도 일본 내 한류 붐이 다시 불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사건으로 주목된다.
일본 출판업체 '자유국민사'가 운영하는 '현대용어 기초지식선 2020 유캔 신어·유행어 대상' 선정위원회는 올해 일본의 유행어 대상 후보 30개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위원회 측은 '사랑의 불시착'에 대해 북한 장교 리종혁역(현빈)과 한국 재벌딸 윤세리(손예진)의 러브스토리로, 이 드라마의 '늡'에 빠진
팬들이 속출했다고 소개했다. 또 배우 박서준이 연기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마데미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 등이 제4차 한류 붐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유행어 후보군에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출범시킨 9인조 일본인 걸그룹인 '니쥬'(NiziU)도 올랐다. 니쥬는 일본의 '케이팝(K-pop)유학' 프로젝트이자 아시아 스타 양성 시스템의 중심이 한국에 있음을 보여준 케이스다.
올해 일본의 유행어에는 아베 정권 당시 코로나19 실책의 상징인 '아베노마스크'를 비롯해 코로나19 관련 표현이 절반을 차지했다. 새로운 생활양식(뉴노멀), 유전자증폭(PCR) 검사, 소셜 디스턴스(사회적 거리), 스테이 홈(집에 머물기), 텔레 워크(재택근무), 농후접촉자, 밋쓰노미쓰(밀폐, 밀집, 밀접을 뜻하는 3密), 줌(Zoom) 회의, 클러스터(감염자 집단) 등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이 올 4월부터 코로나19 예방용으로 전 가구에 2장씩 배포한 천 마스크의 별명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아베 정권에 비판적 학자들을 일본학술회의 회원으로 임명하지 않은 사건을 설명하면서, 빈번하게 사용한 '종합적·부감적(俯瞰的)'이라는 말도 유행어 대상 후보로 선정됐다.
이 밖에 최근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귀멸의 칼날'과 미국 흑인 인권 운동으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의미인 'BLM'(Black Lives Matter)이 후보군에 들었다.
선정위원회는 내달 1일 이들 후보군에서 대상을 포함한 톱10을 골라 발표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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