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민주주의 승리" 민주 열광… "바이든 축하" 공화 내부분열 [미국 바이든 시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8 18:00

수정 2020.11.08 18:00

희비 엇갈린 지지자들
바이든 진영 "분열·증오 종식"
트럼프 "선거결과 아직 멀었다"
공화 反트럼프 세력 "승복해야"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텍사스주 휴스턴에 모인 바이든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 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텍사스주 휴스턴에 모인 바이든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 AP뉴시스
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집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가 개표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AP뉴시스
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집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가 개표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AP뉴시스
2020년 미국 대선이 유례없는 분열 속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진영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지지가 강했던 주요 대도시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패배를 축하하는 인파가 거리로 쏟아졌으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위를 벌였다. 우려했던 대규모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7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주요 경합주 대도시에서는 조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식적인 축하행사는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모인 지지자들이 승리를 축하하는 즉흥 공연과 불꽃놀이 등을 벌였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는 차량 통행이 통제되어 거대한 광장으로 변했고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팻말과 함께 바이든의 전신사진을 들고나와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팬데믹 초기에 방역 대책을 두고 트럼프와 갈등했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미국은 어둠과 분열, 증오가 만연했던 지난 4년을 지나 더 이상은 안된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즉각 축하 성명을 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은 7일 발표에서 "오늘 미국에 희망이 밝아왔다. 역대 최대 규모인 7500만명의 유권자들이 바이든과 미국을 위해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별도로 "이제는 모두가 치유하고 함께 성장해야 할 시간이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경선에서 좌파 진영의 대표로 바이든을 위협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은 "신께 감사하게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이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고통에 대해 고심할 때"라고 말했다.

■공화당, 패배 실감 못해

공화당은 트럼프부터 지지자들까지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개표 불복 소송에 착수한 트럼프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간단한 사실은 이번 선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라며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 경합주 주도에서는 트럼프의 선거구호였던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팻말을 든 시위대가 우편투표 부정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애틀랜타 주의회 앞에 모인 약 200명의 시위대는 민주당이 우편투표로 승리를 훔쳤다고 주장하며 "도둑질을 멈춰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공화당 버논 존스 하원의원(조지아주)은 "아무도 이번 선거를 우리에게서 훔쳐 갈 수 없다" "공화당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 의회에서도 수십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트럼프만 믿고 달려왔던 공화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침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주)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주) 모두 7일 공식 성명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코널 의원은 6일 성명에서 "합법적 투표는 모두 집계해야 하고 불법으로 제출된 표는 집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핵심은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주)은 7일 트위터에 바이든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우리는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선의와 존경할 만한 인격을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와 앙숙이었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바이든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라를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충성파 의원 일부는 당의 분열을 비판했다.
플로리다주의 맷 개츠 하원의원은 트위터에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항복하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같이 중요한 순간에 트럼프를 위해 싸우지 않으면 공화당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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