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 시장에서 배터리 3대 대장주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1.94%(1만4000원) 오른 73만4000원에 거래됐다. LG화학은 장중 한때 75만원까지 오르며 지난 8월 11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올랐다. 이날 LG화학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 51조8148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50조3516억원)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LG화학 주가는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분할 여파로 다소 부진했다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반등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삼성SDI(6.81%), SK이노베이션(10.95%)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SDI는 장중 53만6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배터리 3사의 강세로 인해 2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비엠(5.08%), 천보(5.60%), 엘앤에프(4.13%), 대한유화(4.7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수화학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기술을 개발하는 국책 과제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18.14%나 상승했다. 국내 유일의 전고체 배터리 황화수소 억제 기술을 보유한 이수화학은 현재 황화수소 관리 기술을 활용한 전고체 배터리 핵심 원료 상업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신재생·수질개선·자동화·자율주행·인공지능(AI)·무선통신(5G) 등의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산업에 대한 재정확대 정책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신재생 인프라, 수자원 인프라,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기 위한 도로 인프라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8.98%)과 OCI(6.14%) 등 신재생에너지 회사들의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바이든은 청정에너지분야에 4년간 약 2조 달러(약 2400억원)를 투입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력부문 탄소배출 2035년 제로 △캘리포니아식 연비규제 △친환경차 산업 집중 투자 △2050년 탄소배출 제로 등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날 장중 5만2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태양전지사업을 영위하는 신성이엔지는 전거래일 대비 930원(29.76%) 오른 4055원 거래됐고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태양광업체인 현대에너지솔루션도 17.82% 올랐다. 풍력 발전기 업체 씨에스윈드도 15.49% 올랐고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인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를 생산하는 제이씨케미칼도 13.6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주의 상승세가 '반짝' 테마에 그치기보다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주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며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쏠렸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331억원을, 코스닥에서 14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5~6일 LG화학 4669억원, 삼성SDI 2054억원을 주워담으며 두 종목만 6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글로벌 증시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수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이는 국내 증시로도 전해지며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과 실적 전망 개선 폭을 높였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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