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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vs. 캐피탈사 ‘영토 전쟁’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0 17:51

수정 2020.11.10 17:51

카드사, 할부금융·리스사업 진출
캐피탈사, 결제시장 뛰어들며 반격
중신용자 대출 경쟁도 치열해져
여신전문금융사인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치열한 '영토전쟁'을 벌어지고 있다. 카드사가 종전 캐피탈사의 영역이었던 할부금융·리스사업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반면, 캐피탈사는 카드사가 주름잡던 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중신용자를 둘러싼 대출 경쟁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여전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신한·KB국민·삼성·롯데·우리카드의 할부금융 자산은 8조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2058억원)보다 16% 늘었다. 같은 기간 리스자산 역시 2조8161억원에서 3조3435억원으로 18% 증가했다.

할부금융업과 리스사업은 본래 캐피탈사의 영역이다. 그런데도 카드사는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페이사들과의 경쟁 때문에 기존 결제업 외 사업에 힘쓰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자동차 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신한·KB국민·삼성·롯데·우리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8조2838억원으로 카드사 할부금융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7조1141억원)보다는 16% 성장했다. 전업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 할부금융에 진출하지 않았던 하나카드도 내년 1분기 내 해당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드사가 할부금융, 리스사업 등에 진출할 수 있는 근거는 과거 시설대여업, 신기술사업금융업이 1998년부터 여신전문금융업으로 통합되며 인가업에서 등록업으로 바뀐 데 있다. 현재는 신용카드업만 인가업종으로 남았고, 시설대여업,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은 일정 조건을 갖추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면 사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맞선 캐피탈사의 반격도 거세다.

KB캐피탈은 지난달 간편 현금결제 전문 기업 세틀뱅크와 비대면 금융 서비스 제공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카드사의 영역이던 결제시장에 캐피탈사가 뛰어든 것이다.

이뿐 아니다. 중신용자라는 같은 고객군을 두고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대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비중이 높은 KB캐피탈, 아주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이 개인신용대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도 올해 카드론 총량 규제가 없고, 레버리지 배율이 10월부터 6배에서 8배로 완화한 만큼 카드론을 더 늘릴 계획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모두 신용등급 4~6등급인 고객에게 카드론과 개인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는데, 평균 금리도 13~14%로 비슷한 수준이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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